세입자 관리비 미납, 집주인이 대신 내야 하는 범위

세입자가 관리비를 밀린 채 이사를 나가면 관리사무소는 그 돈을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세를 준 집의 체납분도 소유자가 부담한다고 관리규약 준칙에 적혀 있으니, 보증금을 돌려주기 전에 관리비 완납부터 확인하고 밀린 몫은 빼고 돌려주세요.

관리사무소가 집주인에게 청구하는 근거

관리비를 낼 의무는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에게 있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입주자등”은 관리비를 관리주체에게 내야 하는데, 이 법에서 입주자등은 소유자와 세입자를 함께 가리킵니다. 살면서 쓴 관리비는 먼저 세입자가 내야 하지만, 세입자가 안 냈다고 집주인 몫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집주인 책임을 분명히 적어 둔 곳은 관리규약입니다. 서울특별시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 제23조 제4항은 “입주자는 그의 소유인 주택을 사용자에게 임대한 때에도 해당 관리비․사용료 및 장기수선충당금 등(이하 ‘관리비등’이라 한다)의 체납분을 부담할 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단지 관리규약은 시·도 준칙을 참조해 만들지만(법 제18조 제2항) 문구는 지역과 단지마다 다를 수 있으니, 우리 단지 규약에 같은 조항이 있는지 관리사무소에서 확인하세요.

준칙 문구에 나오는 것은 관리비·사용료·장기수선충당금의 체납분이고, 연체료는 따로 적혀 있지 않습니다. 연체료까지 집주인에게 청구한다면 단지 관리규약의 어느 조항에 근거했는지 물어보세요. 집을 팔 때도 밀린 관리비는 정리하고 넘기는 편이 좋습니다. 준칙 제26조 제2항에 따르면 입주자등이 체납한 관리비는 입주자의 지위를 이어받은 사람이 부담하므로, 새 소유자가 어디까지 이어받는지를 두고 매매 대금에서 다툴 수 있습니다.

보증금에서 뺄 수 있는 돈과 못 빼는 돈

집주인은 세입자의 보증금을 맡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보증금이 차임뿐 아니라 “임대차에 따른 임차인의 모든 채무를 담보”하고, 계약이 끝나 집을 돌려받을 때 따로 말하지 않아도 그만큼 보증금에서 빠진다고 봅니다(대법원 2016. 7. 27. 선고 2015다230020 판결). 계약서에 관리비를 세입자가 내기로 했다면, 세입자가 밀린 관리비를 집주인이 대신 내야 하는 만큼 보증금 정산에 넣으면 됩니다.

다만 밀린 금액 전부가 세입자 몫은 아닙니다. 고지서에 함께 붙는 장기수선충당금은 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관리주체가 소유자에게서 걷는 돈이라, 특약이 없으면 처음부터 집주인이 낼 돈입니다. 세입자가 그동안 대신 낸 장기수선충당금은 나갈 때 돌려줘야 하는 돈이기도 합니다.

세입자가 밀린 관리비 75만 원 가운데 원래 집주인이 낼 장기수선충당금 6만 원을 빼면 보증금에서 공제할 돈은 69만 원이다(예시)

이사 당일까지 쓴 관리비도 같은 계산에 들어갑니다. 관리사무소는 이사 날짜에 맞춰 그달 관리비를 날짜 단위로 나눠 정산해 주니, 이삿날 관리비 정산 영수증을 받아 그 금액을 기준으로 삼으면 됩니다. 세입자 쪽에서도 이 영수증이 있어야 보증금에서 얼마가 왜 빠졌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을 이미 돌려준 뒤라면

미납을 늦게 알았다면 관리사무소에 먼저 내고, 낸 금액을 전 세입자에게 돌려 달라고 청구하세요. 미납이 길어질수록 관리규약의 연체요율대로 연체료가 붙기 때문입니다. 청구할 때는 아래 자료를 갖춰 두세요.

  • 관리비를 세입자가 내기로 한 임대차계약서
  • 관리사무소가 발급한 미납 월별 내역과 집주인이 낸 영수증
  • 장기수선충당금을 뺀 청구 금액 계산
  • 전 세입자의 연락처와 주고받은 문자

문자로 청구해도 답이 없으면 법원 전자소송에서 지급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금액이 정해져 있고 다툴 여지가 적은 돈이라 소송보다 간단하고, 상대가 2주 안에 이의를 내지 않으면 확정됩니다.

다음 계약서에 넣을 특약 한 줄

같은 일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계약할 때 정산 순서를 정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이런 식으로 적으면 됩니다.

임차인이 내지 않은 관리비·사용료는 임대인이 관리주체에 낸 뒤 보증금에서 공제한다. 임대인은 퇴거일에 관리사무소 정산 영수증을 확인한 뒤 보증금 잔액을 돌려준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임대인이 부담한다.

계약 기간 중에도 몇 달에 한 번 세입자에게 관리비 납부 내역을 보여 달라고 하세요. 석 달 밀린 것과 일 년 밀린 것은 보증금 안에서 정리되느냐 아니냐가 다릅니다.

세입자가 관리비를 안 냈다고 해서 관리사무소에 대한 집주인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대신 집주인이 보증금을 맡고 있으니, 영수증을 확인한 뒤에 돌려주는 순서만 지키면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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