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이 누수 확인을 거부할 때 먼저 할 일

누수 원인을 찾으려고 윗집 안을 살펴보는 일은 부탁이 아니라 법에서 정한 권리입니다. 집합건물법 제5조 제3항에 따라 내 집을 지키는 데 필요한 범위라면 윗집 전유부분을 사용하게 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고, 윗집에 세입자가 살아도 같습니다. 대신 확인하다 생긴 손해는 요청한 쪽이 보상해야 하니, 그 약속부터 적어 보내세요.

법이 윗집에 요구하는 것과 내가 약속할 것

아파트도 집합건물법이 적용되는 집합건물입니다. 집합건물법 제5조 제3항은 “구분소유자는 그 전유부분이나 공용부분을 보존하거나 개량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서 다른 구분소유자의 전유부분 또는 자기의 공유(共有)에 속하지 아니하는 공용부분의 사용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다른 구분소유자가 손해를 입었을 때에는 보상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요구할 수 있는 것은 “필요한 범위”까지라서, 누수 확인에 필요한 시간과 자리만 청하면 됩니다.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이 규정은 소유자가 아닌 점유자, 즉 세입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윗집에 세입자가 살든 내가 세입자이든, 확인을 청하고 응해야 하는 관계는 그대로입니다.

윗집이 문을 닫는 이유는 대개 돈입니다. 확인하다 생긴 손해는 요청한 쪽이 보상하게 돼 있고, 원인이 윗집 배관으로 나와 물어 줄 돈이 생기더라도 윗집 보험의 일상생활배상책임 특약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첫 연락에서 윗집 보험으로 처리되는 범위를 함께 알려 주면 말이 쉬워집니다. 원인이 공용 배관으로 나오면 윗집은 물어 줄 것이 없고, 어디서 새는지 끝내 모를 때는 공용부분 하자로 추정한다는 원인을 못 찾았을 때의 기준도 있습니다. 확인에 응한다고 윗집이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닙니다.

입주한 지 얼마 안 된 아파트라면 윗집을 설득하기 전에 관리사무소를 통해 하자보수를 접수하세요. 담보책임기간 안이면 시공사가 원인을 찾고 고칩니다.

처음 보내는 문자에 넣을 세 가지

문을 두드리기보다 문자나 쪽지로 먼저 청하세요. 아래 세 가지가 들어가면 윗집이 거절할 이유가 줄어듭니다.

  • 언제부터 어디가: 물이 떨어진 날짜와 자리, 사진 두세 장
  • 언제 얼마나: 확인하러 갈 날짜 후보 두세 개와 걸리는 시간
  • 손해는 누가: 확인하다 생긴 손해는 내가 보상한다는 한 줄

아래층 ○○○호입니다. 10월 ○일부터 저희 욕실 천장에서 물이 떨어져 사진을 함께 보냅니다. 원인을 찾으려면 위층 욕실을 확인해야 하는데, 업체 말로는 ○○분쯤 걸린다고 합니다. ○일 저녁이나 ○일 오전 중 편한 때를 알려 주세요. 확인하다 생긴 손해는 저희가 보상하겠습니다.

말로 한 부탁은 기록이 남지 않습니다. 나중에 조정이나 소송까지 가면 언제 청했고 어떤 답이 왔는지를 보여 줘야 하니, 답이 없더라도 보낸 문자는 지우지 마세요.

누가 사느냐에 따라 연락할 사람이 다릅니다

윗집 상황연락할 사람방법
소유자가 산다소유자문자·쪽지, 관리사무소 전달
세입자가 산다세입자와 집주인세입자에게 집주인 연결 부탁, 등기부 주소로 우편
비어 있거나 연락 두절집주인관리사무소 전달, 등기부 주소로 내용증명

세입자는 확인에는 응해야 하지만 바닥을 뜯거나 배관을 고치는 결정은 대개 집주인이 합니다. 그래서 세입자가 사는 집이면 처음부터 집주인에게도 같은 내용을 보내는 편이 빠릅니다. 관리사무소에 다른 세대 연락처를 물으면 개인정보라 알려 주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내 연락처와 사진을 대신 전해 달라고 하세요.

집주인 연락처를 끝내 모르면 등기부에서 주소를 찾을 수 있습니다. 부동산등기법 제19조 제1항에 따라 누구든지 수수료를 내면 등기기록을 열람할 수 있고, 제48조 제2항에 따라 소유자의 성명과 주소가 함께 적혀 있습니다. 인터넷등기소에서 윗집 동·호수로 열람해 갑구의 마지막 소유자 주소를 보세요. 등기할 때의 주소라 그 뒤에 이사했으면 다를 수 있지만, 우편이 돌아와도 보냈다는 기록은 남습니다.

답이 없을 때 밟는 순서

문자에 답이 없으면 관리사무소에 사진과 함께 상황을 알리고 윗집에 전해 달라고 하세요. 관리사무소가 윗집 문을 대신 열 권한은 없지만, 같은 라인의 공용 배관 문제인지는 먼저 봐 줄 수 있습니다. 공용 배관으로 나오면 고치는 일은 관리사무소 쪽으로 넘어갑니다.

윗집이 누수 확인에 답하지 않으면 문자, 관리사무소 전달, 등기부 주소로 내용증명, 분쟁조정이나 법원 가처분 순서로 밟는다

그래도 움직이지 않으면 내용증명을 보내세요. 우체국이 언제 어떤 내용을 보냈는지 증명해 주는 우편이라, 문자보다 무게가 있고 뒤에 조정이나 소송으로 갈 때 첫 증거가 됩니다. 앞의 세 가지에 더해 “○일까지 답이 없으면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한 줄을 넣으면 됩니다.

내용증명에도 답이 없으면 합의가 안 될 때 가는 조정 기구에 신청하거나 법원 절차로 넘어갑니다. 물이 계속 떨어지는데 본안 소송을 기다릴 수 없다면 출입과 확인을 허용하라는 가처분을 낼 수 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에 따라 가처분은 “다툼이 있는 권리관계에 대하여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하여도” 할 수 있고,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을 막을 필요가 있어야 합니다. 서류와 비용이 드는 절차라 대한법률구조공단이나 변호사와 먼저 상담해 보세요.

기다리는 동안 남길 기록

윗집이 답을 미루는 사이에도 피해는 커질 수 있습니다. 나중에 원인이 윗집으로 나왔을 때 늘어난 피해까지 따지려면 날짜가 붙은 기록이 있어야 합니다.

  • 젖은 자리를 같은 위치·같은 각도에서 날짜별로 찍은 사진
  • 물이 떨어지는 간격이나 받아 낸 양을 찍은 짧은 영상
  • 보낸 문자·쪽지·내용증명 사본과 받은 답
  • 상한 천장재·벽지·가구의 수리 견적

이 기록은 윗집이 결국 문을 열어 줬을 때도 쓸모가 있습니다. 탐지 업체와 보험사도 언제부터 어디가 젖었는지를 묻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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