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할 일은 사진을 찍고, 물자국 근처 전기를 끄고, 관리사무소에 접수하는 것까지입니다. 윗집 초인종은 아직 누르지 않아도 됩니다. 천장이 젖는 원인에는 윗집 배관 말고도 옥상·외벽·공용 배관·결로가 있고, 물자국 바로 위가 원인인 경우는 오히려 드뭅니다. 지금부터 사흘 동안 언제 젖는지만 적어 두면 윗집 문제인지 공용부분 문제인지 절반은 갈리고, 그 기록이 어디에 접수할지와 비용을 누가 낼지를 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첫 한 시간에 할 일
- 물자국 가까이 있는 조명·콘센트의 차단기를 내립니다. 물이 등기구 안으로 들어오면 누전과 감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자체 감전사고 행동요령도 집이 침수되면 개폐기를 내려 두고 점검을 받은 뒤 쓰라고 안내합니다. 젖은 손으로 스위치를 만지지 마세요.
- 물이 떨어지면 통을 받치고, 그 아래 가구·가전·매트를 옮깁니다. 지금 옮기지 않은 물건은 나중에 피해 목록에 넣기도 애매해집니다.
- 천장이 볼록하게 처졌으면 그 아래 서 있지 마세요. 마감재 위에 물이 고인 상태라 한꺼번에 내려올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사진만 찍고 관리사무소에 바로 연락합니다.
- 사진은 두 장 이상. 방 전체가 나오는 한 장, 물자국을 가까이 찍은 한 장, 그리고 자나 손을 대고 크기가 보이게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물이 떨어지고 있으면 10초짜리 영상도 남깁니다. 촬영 날짜는 스마트폰 사진 정보에 자동으로 남으니 따로 적지 않아도 됩니다.
- 물자국 테두리를 연필로 따라 그리고 옆에 오늘 날짜를 씁니다. 내일 선 밖으로 번졌는지, 말랐는지가 두 번째 기록이 됩니다. 도배지 위라 지워지고, 어차피 그 부분은 다시 바르게 됩니다.
사흘 기록이 윗집인지 공용부분인지 가릅니다
물자국을 발견한 날부터 사흘만 아침·저녁으로 천장을 만져 보고 젖은 정도와 날씨, 시각을 적습니다. 이 기록만으로 원인이 확정되지는 않지만, 어디에 접수하고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는 정해집니다.
| 천장이 젖는 때 | 의심할 원인 | 그 부분은 | 먼저 갈 곳 |
|---|---|---|---|
| 비 온 뒤 하루이틀 지나서 | 옥상·외벽 균열, 방수층 | 공용부분 | 관리사무소 |
| 비바람이 칠 때만 | 외벽·창틀 실링재 | 외벽은 공용부분, 창틀은 단지 관리규약에 따라 다름 | 관리사무소 |
| 날씨와 관계없이 늘 젖어 있다 | 급수·난방 배관 누수 | 윗집 세대 배관 또는 공용 입상관 | 관리사무소를 통해 윗집 확인 |
| 아침·저녁 정해진 시간에만 | 윗집 욕실·세탁기·싱크대 배수, 바닥 방수층 | 윗집 전유부분 | 관리사무소를 통해 윗집 확인 |
| 추운 날 넓게 축축하고 곰팡이가 함께 | 결로 | 우리 집 | 환기·단열 점검 |
표의 마지막 줄처럼 추운 날 넓게 젖고 곰팡이가 함께라면 누수가 아니라 결로이고, 그 대응은 아파트 베란다 결로가 심할 때, 어떻게 해결할까?에 따로 적었습니다.
물자국이 있는 자리와 물이 들어온 자리는 다를 수 있습니다. 콘크리트 바닥 아래로 들어간 물은 낮은 쪽이나 이음부를 따라 옆으로 흐르다가 약한 곳에서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법원도 외벽으로 스며든 빗물이 바닥판을 타고 흘러 아랫집 천장으로 떨어진 사건에서, 이것을 윗집 잘못이 아니라 공용부분인 외벽의 하자로 봤습니다. 윗집 화장실 바로 아래라는 이유만으로 윗집을 단정하지 마세요.

관리사무소에 접수할 때 전할 것
관리사무소는 공용부분을 관리하는 곳이라 윗집 세대 안의 배관을 대신 고쳐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첫 접수는 관리사무소가 맞습니다. 옥상·외벽·공용 배관이 원인이면 관리사무소가 직접 담당이고, 윗집 문제로 보이면 관리사무소가 윗집에 먼저 알리고 확인 일정을 잡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부터 윗집 문을 두드리면 “우리 집은 아니다”로 끝나기 쉽고, 관리사무소 접수 기록이 남아 있어야 나중에 보험 청구나 분쟁 조정에서 시작일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접수할 때는 다음 다섯 가지를 한 번에 말하면 방문이 빨라집니다.
- 동·호수
- 어느 방 천장인지, 어느 벽에서 몇 cm쯤 떨어진 지점인지
- 처음 발견한 날
- 언제 젖는지(위 표의 기록)
- 사진과 영상이 있다는 것
입주한 지 오래되지 않은 단지라면 접수할 때 하자담보책임을 함께 물어보세요. 공동주택은 방수공사가 5년, 급배수공사·창호공사가 3년, 도배 같은 마감공사가 2년 동안 시공사의 하자담보책임 안에 있고, 전유부분은 인도한 날부터, 공용부분은 사용검사일부터 셉니다. 이 기간 안이면 세대가 탐지 업체를 부르기 전에 관리사무소를 통해 시공사에 하자보수를 접수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접수를 누구 이름으로 어디에 넣고 며칠을 기다리는지는 아파트 하자 접수하는 법과 늦어질 때 가는 곳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윗집에는 사실만 전하고 세 가지를 부탁하세요
관리사무소를 거쳐 윗집과 연락이 닿으면 “물이 샌다”가 아니라 “몇 월 며칠부터 어느 방 천장이 아침마다 젖는다”처럼 기록을 그대로 전합니다. 윗집도 자기 집 배관이 원인이면 자기 집 바닥이 먼저 상하는 쪽이라, 원인을 같이 찾는 편이 서로에게 이익입니다. 부탁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 샤워·세탁기·설거지처럼 물을 많이 쓰는 시간을 알려 달라고 합니다. 우리 집 기록과 맞춰 보면 배수 쪽인지 급수 쪽인지 좁혀집니다.
- 욕실 바닥, 세탁기 배수 호스, 싱크대 아래, 보일러 주변에 물기나 얼룩이 있는지 눈으로 봐 달라고 합니다.
- 물을 전혀 쓰지 않는 상태에서 수도계량기가 도는지 봐 달라고 합니다. 계량기가 돌면 급수관 어딘가에서 새고 있다는 뜻입니다. 계량기를 보는 방법은 아파트 수도요금이 갑자기 많이 나왔을 때 확인할 곳에 적어 두었습니다.
이때 보험 이야기를 먼저 꺼내 두면 뒤가 편합니다. 윗집에 일상생활배상책임 특약이 있으면 거주 중인 주택의 누수로 아랫집에 준 피해의 수리비를 보험이 보상합니다. 이 특약은 단독 상품보다 다른 보험에 끼워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본인이 가입 사실을 모르기도 합니다. 단, 집주인이 세를 준 집은 집주인이 2020년 4월 이후 가입했고 그 집이 보험증권에 적혀 있을 때만 집주인의 특약으로 보상되므로, 윗집이 세입자라면 세입자 본인의 특약과 집주인의 특약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혹시 일상생활배상책임 특약이 있는지 보험사에 확인해 보시라”는 한마디가 도배비를 두고 벌어지는 다툼을 크게 줄입니다.
탐지 업체를 부르기 전에 비용부터 정합니다
눈으로 원인이 보이지 않으면 누수탐지 업체가 배관에 압력을 걸고 소리를 듣고 열화상으로 찾습니다. 문제는 탐지 결과 윗집 배관이 아니라고 나오거나 원인을 못 찾았을 때입니다. 원인을 못 찾았으니 아랫집이 비용을 내라는 관리사무소도 실제로 있습니다. 하지만 법은 반대로 정해 두었습니다. 건물의 설치·보존상 흠으로 다른 사람이 손해를 입었는데 그 흠이 어디에 있는지 밝혀지지 않으면, 그 흠은 공용부분에 있는 것으로 추정합니다(집합건물법 제6조). 원인 불명이라는 이유로 피해를 입은 아랫집이 당연히 떠안아야 할 비용은 없습니다.
그래서 업체를 부르기 전에 누가 부르는지, 결과가 윗집·공용부분·불명으로 나올 때 각각 누가 내는지를 관리사무소·윗집과 문자로 정해 둡니다. 원인이 나온 뒤 수리비와 피해 보상을 윗집·아랫집·관리주체 중 누가 어디까지 지는지는 따로 정리할 주제라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원인 자리별로 누가 어디까지 물어 주는지는 아파트 천장 누수는 윗집과 아랫집 중 누가 책임질까?에 적었습니다.
원인을 잡은 뒤 2~3주는 도배하지 않습니다
순서는 원인 제거, 건조, 마감입니다. 물길을 막은 뒤에도 콘크리트와 석고보드 안의 물은 바로 마르지 않아서, 곧바로 도배하면 몇 주 뒤 같은 자리에 얼룩과 곰팡이가 다시 올라옵니다. 2~3주 두고 번짐이 멈췄는지, 곰팡이가 피는지 본 다음 교체 범위를 정하면 한 번에 끝납니다. 부분 도배는 기존 벽지가 단종됐거나 색이 바래 이음새가 드러나는 일이 흔해서, 견적을 받을 때 부분과 전체를 함께 받아 두는 편이 낫습니다.
보험으로 정리하게 되면 보험사는 대개 사고 경위서, 피해 전후 사진, 견적서와 영수증을 요구합니다. 첫날 찍은 사진과 사흘 기록이 그대로 그 서류가 됩니다.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지 말고 지금 차단기를 내리고 사진 두 장을 찍은 뒤 관리사무소에 전화하세요. 윗집은 그다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