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안내방송 스피커를 막거나 끄면 안 되는 이유

세대 스피커 소리는 볼륨을 끝까지 줄여도 괜찮습니다. 기준대로 설치된 단지라면 화재 방송은 볼륨과 상관없이 크게 나오기 때문입니다. 다만 선을 빼거나 스피커를 막아 버리면 소방시설을 차단한 것이 되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집 스피커가 화재 방송도 내보내는지

거실이나 주방 천장에 달린 스피커는 대개 관리사무소 안내방송만 나오는 장치가 아닙니다. 화재가 나면 대피 방송을 내보내는 비상방송설비를 같이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상방송설비의 화재안전기술기준을 보면 다른 방송설비와 함께 쓰는 설비는 화재 때 비상경보 말고 다른 방송을 끊을 수 있는 구조여야 합니다. 안내방송과 화재 방송이 한 스피커로 나오는 것을 전제로 한 기준입니다.

최근에 허가를 받아 짓는 아파트는 더 분명합니다. 공동주택의 화재안전기술기준 2.8.1.1에 따라 비상방송 확성기를 “각 세대마다” 달아야 하고, 실내 확성기는 2W 이상이어야 합니다. 오래된 단지는 설치 방식이 단지마다 달라서, 눈으로 봐서는 알기 어렵습니다. 관리사무소에 이렇게 물어보세요.

“○○동 ○○○호인데요, 우리 집 스피커가 화재 비상방송과 같이 쓰는 건가요? 볼륨을 줄여도 화재 때는 크게 나오는 배선인지도 알려 주세요.”

볼륨을 0으로 줄여도 화재 방송은 들립니다

같은 기준에 따르면 스피커에 음량조절기를 달 때 배선을 3선식으로 해야 합니다. 3선식은 평소 방송이 지나가는 선과 별도로 화재 신호가 음량조절기를 거치지 않고 스피커로 가는 선을 하나 더 둔 방식입니다. 그래서 손잡이를 끝까지 돌려 둬도 화재가 감지되면 스피커가 크게 울립니다. 화재 신호를 받으면 10초 안에 방송이 저절로 시작돼야 합니다.

세대 스피커의 음량조절기를 0으로 줄이면 안내방송은 작아지지만 화재 방송은 조절기를 거치지 않는 3선식 배선으로 크게 나온다

볼륨 손잡이가 아예 없는 스피커도 있습니다. 이때 소리를 줄이고 싶다면 관리사무소에 음량조절기를 달 수 있는지 물어보세요. 오래된 단지는 배선이 기준과 다르거나 조절기가 고장 났을 수도 있으니, 소방 점검 날 우리 집 스피커가 실제로 울리는지 같이 확인해 달라고 하면 됩니다.

선을 빼거나 막으면 무엇이 문제일까

비상방송설비는 법에서 말하는 소방시설입니다. 소방시설법 제12조제3항에 따라 건물의 소유자·관리자·점유자는 “화재 시 소방시설의 기능과 성능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폐쇄(잠금을 포함한다)·차단 등의 행위”를 하면 안 됩니다. 점유자가 들어 있으니 세입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를 어기면 같은 법 제56조제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스피커에 하는 일화재 방송판단
볼륨 손잡이를 0으로3선식이면 그대로 나옴해도 됩니다
테이프·스티커·수건으로 막기작게 들리거나 안 들림차단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선을 빼거나 자르기나오지 않음처벌될 수 있습니다
스피커를 떼어 내기나오지 않음처벌될 수 있습니다

방음 스티커는 인터넷에서 쉽게 살 수 있어서 괜찮은 방법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소리를 막는 만큼 화재 방송도 같이 막힙니다. 밤에 잠든 사이 불이 나면 이 스피커가 집 안까지 대피 안내를 전합니다. 그래서 소리를 줄이는 것과 막는 것은 다르게 봐야 합니다.

방송이 너무 잦거나 늦게 나올 때

안내방송을 몇 시까지, 하루 몇 번 해도 되는지 정한 법령은 없습니다. 서울시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에도 방송 시간 조항은 없고, 재난 경보 때 문자나 방송으로 상황을 알리라는 내용(제88조제6항)과 층간소음을 막도록 게시판과 방송으로 알리라는 내용(제93조제4항)이 있을 뿐입니다. 저녁마다 층간소음 안내 방송이 반복되는 것도 이런 조항과 관련이 있습니다.

입주민 민원 때문에 나가는 방송도 있습니다. 계단에서 담배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들어오면 관리사무소는 흡연 자제 방송부터 내보내곤 합니다. 입주민이 단지 방송시설을 쓰려 해도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9조제2항에 따라 관리사무소 동의를 받아야 하니, 어떤 방송을 언제 내보낼지는 결국 관리사무소가 정합니다.

그러니 불만은 관리사무소나 입주자대표회의에 방송 운영 기준을 정해 달라는 요청으로 넣는 것이 효과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밤 시간에는 급한 방송만 하기, 같은 내용은 한 번만 내보내기, 단지 앱이나 문자 공지를 함께 쓰기 같은 것입니다. 방송 시간과 횟수는 법이 아니라 단지가 스스로 정하는 일이라, 입주민이 요구하면 바꿀 수 있습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됐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