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주차장에 몇 달째 먼지를 뒤집어쓴 차가 있어 구청에 전화하면 대개 “관리사무소에서 공고부터 하고 신고해 달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아파트 주차장은 사유지라서, 관리사무소가 차에 안내문을 붙이고 단지 게시판에 한 달 가까이 공고한 사진이 있어야 구청이 방치 차량 신고를 받습니다. 그리고 그 차가 입주민 차라면 구청 절차로는 아예 가지 않습니다. 첫 연락은 구청이 아니라 관리사무소입니다.
구청이 신고를 받는 조건은 관리사무소 공고입니다
방치 차량을 치우는 권한은 구청에 있습니다. 자동차관리법 제26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자동차를 타인의 토지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이상 방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시장·군수·구청장이 그 차를 옮긴 뒤 소유자에게 처리를 명하고, 따르지 않거나 소유자를 알 수 없으면 매각하거나 폐차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 기간은 2020년 2월 28일부터 2개월이고, 분해·파손돼 운행할 수 없는 차는 15일입니다.
문제는 구청이 그 땅의 주인이 누구이고 그 차가 누구 것인지를 모른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지자체들은 아파트 방치 차량 신고에 관리사무소 절차를 먼저 요구합니다. 구리시는 아파트·빌라 같은 공동 사용 사유지라면 차에 안내문을 붙이고 자체 게시판에 30일 이상 공고한 뒤 사진을 첨부해 신고하라고 안내합니다. 청주시도 관리사무소가 1개월 자체 공고를 한 뒤 무단방치 신고서·공고문·차량 사진을 방문이나 등기우편으로 내게 합니다. 입주민 한 사람이 전화로 신고해서는 이 서류가 나오지 않습니다.
관리사무소에는 이렇게 요청하면 한 번에 전달됩니다.
“○동 앞 지상 ○번 자리의 12가3456 차량이 7월 초부터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입주민 차량인지 확인해 주시고, 아니라면 차량 안내문 부착과 게시판 공고를 거쳐 구청에 방치 차량 신고를 해 주세요.”
입주민 차라면 구청으로 가지 않습니다
청주시 안내에는 “입주민 차량일 경우 무단방치자동차 신고접수 불가”라고 적혀 있고, 대전 서구도 아파트 주차장이라면 그 건물 소유자나 세입자의 차가 아닌지 확인한 뒤 신고하라고 합니다. 입주민은 그 주차장을 함께 쓰는 사람이라 법이 말하는 ‘타인의 토지’에 세워 둔 경우로 다루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읽힙니다. 몇 달째 안 움직이는 차가 대부분 이쪽이라, 관리사무소가 “입주민 차라 어쩔 수 없다”고 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남은 길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관리사무소가 등록된 차주에게 직접 연락해 옮겨 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관리사무소가 차주 번호를 알려 주지는 않지만 대신 연락할 수는 있고, 그 차이는 아파트 이중주차 차가 안 밀리는 이유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단지 규정입니다. 주차장의 유지·운영 기준은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4조가 정한 입주자대표회의 의결 사항입니다. 오래 세워 두는 차를 지정 구역으로 옮기게 하는 안처럼, 한 세대의 장기 주차가 모두의 자리를 막는 문제는 안건으로 올려야 바뀝니다.

‘방치’로 보이게 하는 기록
오래 서 있다는 것만으로 방치가 되지는 않습니다. 서울지방법원은 처음에는 관리할 생각으로 세웠더라도 그 뒤 관리의사를 포기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생기면 방치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2001노944). 구리시도 2개월 이상 움직이지 않았는지와 함께 자동차 검사·의무보험 가입 여부, 체납액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안내합니다. 검사·보험·체납은 구청이 조회할 몫이고, 입주민과 관리사무소가 남길 수 있는 것은 겉모습입니다.
- 같은 자리, 같은 각도의 사진을 날짜를 두고 여러 장. 첫 사진 날짜가 기간의 출발점이 됩니다.
- 바람이 빠진 타이어, 바퀴 둘레에 쌓인 낙엽과 먼지
- 앞유리에 쌓인 전단과 안내문, 그리고 관리사무소가 붙인 안내문이 그대로 붙어 있는 모습
- 번호판이 없거나 유리가 깨졌거나 부품을 떼어 간 흔적. 운행할 수 없는 상태라면 기준이 15일로 짧아집니다.
신고부터 폐차까지는 석 달이 넘게 걸립니다
신고가 접수돼도 차는 바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소유자에게 스스로 치울 기회를 여러 번 주게 돼 있기 때문입니다. 청주시가 안내하는 순서를 이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구청마다 날짜는 조금씩 다릅니다.
| 단계 | 기간 |
|---|---|
| 관리사무소 자체 공고 | 1개월 |
| 구청 이동 안내문 | 20일 |
| 옮기지 않으면 강제 견인 | — |
| 자진처리 명령 두 번 | 20일씩 |
| 강제폐차 공고 | 20일 |
더하면 공고를 시작한 날부터 폐차 공고가 끝나기까지 110일 남짓입니다. 다만 자리가 비는 시점은 폐차가 아니라 견인이므로, 실제로 주차면이 돌아오는 것은 공고를 시작하고 두 달 가까이 지나서입니다.
뉴스에서 본 “한 달 방치하면 견인”은 아파트 이야기가 아닙니다. 2024년 7월 10일부터 시행된 주차장법 개정은 무료로 운영하는 공영 주차장에 1개월 이상 세워 둔 차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 단지 주차장에는 여전히 위의 절차가 적용됩니다.
기다리는 동안 손대면 안 되는 것
석 달을 기다리기 답답해 견인업체를 직접 부르거나 바퀴를 묶어 두고 싶어지지만, 차를 옮기고 처분하는 권한은 제26조가 시장·군수·구청장에게만 줬습니다. 관리사무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차를 움직이지 못하게 막기만 해도 재물손괴로 본 대법원 판단이 있고, 이 내용은 아파트에 무단주차한 외부 차량은 어디에 신고해야 할까?에 사건번호와 함께 적었습니다. 할 일은 사진을 계속 쌓고, 관리사무소가 공고를 시작했는지 날짜를 확인하는 것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