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무단주차한 외부 차량은 어디에 신고해야 할까?

외부 차량이 우리 단지 빈자리에 댔다면 구청도 경찰도 과태료를 매기지 못합니다. 단지 안 주차장이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주차장 출입구를 막은 차는 다릅니다. 2026년 8월 28일부터 지자체가 과태료를 매기고 차를 옮길 수 있게 됐습니다.

구청에 신고하면 “사유지”라는 답이 돌아오는 이유

주정차 단속은 도로교통법이 정한 ‘도로’에서만 이뤄집니다. 그런데 교통안전법은 공동주택단지에 설치된 통행로를 아예 도로교통법 제2조제1호에 따른 도로가 아닌 것으로 정의해 ‘단지 내 도로’라는 별도 이름을 붙여 두었습니다. 단속 근거가 되는 법이 애초에 미치지 않는 공간이라는 뜻입니다.

예외가 없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차단기 없이 열려 있고 외부 차량이 실제로 드나드는 아파트 통행로를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한다고 본 적이 있고(2002도3190), 반대로 건물 사이 ‘ㄷ’자 주차구역의 통로는 불특정 다수의 통행로로 볼 수 없다며 도로가 아니라고 했습니다(2004도6779). 갈림의 기준은 불특정 다수에게 열려 있느냐이지 사유지냐 아니냐가 아닙니다.

다만 이 예외가 주차 단속으로 이어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다툼이 된 사건들은 음주운전이나 사고 처리였고, 주차구획 자체는 열린 단지에서도 통행로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112나 구청 주차단속과에 전화하면 “아파트는 사유지라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라는 답을 듣게 됩니다.

과태료가 나오는 자리 세 곳

단지 안이라도 아래 세 자리는 다른 법이 따로 걸려 있어 행정기관이 과태료를 매깁니다. 우리 집 앞 무단주차가 여기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하면 헛걸음을 줄입니다.

자리근거과태료어디에 알리나걸리는 조건
주차장 출입구를 막은 차주차장법 제6조의3제3항1차 100만원, 2차 300만원, 3차 이상 500만원관리사무소 → 시·군·구2026년 8월 28일부터. 다른 차가 드나들지 못하게 막은 경우
장애인전용주차구역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 별표 3주차 10만원, 주차 방해 50만원안전신문고 앱 또는 시·군·구장애인자동차표지가 없거나 보행상 장애인이 타고 있지 않은 차
소방차 전용구역소방기본법 제21조의2100만원 이하관할 소방서2018년 8월 10일 이후 사업계획 승인·건축허가를 신청한 100세대 이상 아파트
주차장법 및 같은 법 시행령(2026년 8월 28일 시행),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 별표 3, 소방기본법 제21조의2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아파트 부설주차장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법제처 생활법령은 표지를 붙이지 않은 차가 주차하면 10만원, 물건을 쌓거나 통행로를 막는 주차 방해행위는 50만원의 과태료를 매긴다고 안내합니다. 보건복지부는 시민이 찍은 사진·동영상도 과태료 부과 자료로 활용한다고 밝히고 있고, 사진에는 번호판과 함께 전면에 장애인자동차표지가 없다는 점, 그리고 주차구역 안내표시 같은 주변 표식이 함께 담겨야 합니다.

세 번째 칸이 함정입니다. 소방차 전용구역 과태료는 100세대 이상 아파트라고 다 걸리는 것이 아니라 2018년 8월 10일 이후에 허가를 신청한 단지에만 적용됩니다. 법제처는 시행 전에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하고 시행 후에 승인이 난 경우조차 개정규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해석했습니다(법제처 22-0859). 바닥에 ‘소방차 전용’이라고 칠해져 있어도 그전에 지어진 단지라면 그 표시는 단지가 자율로 그은 선이고 과태료 근거가 없습니다. 우리 단지가 어느 쪽인지는 관리사무소에 사용승인 연도를 물어보면 대강 가려집니다.

출입구를 막은 차는 2026년 8월 28일부터 달라졌습니다

가장 크게 바뀐 부분입니다. 개정 주차장법(법률 제21413호, 2026년 2월 27일 공포)은 노외주차장 또는 부설주차장의 출입구에 자동차를 주차해 다른 자동차가 드나들지 못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제6조의3제3항을 새로 넣었고, 이 조항은 2026년 8월 28일부터 시행됐습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나 지상 출입구도 부설주차장 출입구이므로 그대로 해당합니다.

같은 날 시행된 시행령(대통령령 제36623호)이 정한 과태료는 1차 100만원, 2차 300만원, 3차 이상 500만원입니다. 함께 신설된 제15조제2항은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차량을 다른 장소로 옮기는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그동안 “사유지라 손을 못 댄다”던 바로 그 상황에 행정기관이 들어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절차는 관리사무소를 거칩니다. 주차장 관리자가 먼저 운전자나 관리책임자에게 주차 방법을 바꾸거나 차를 옮기라고 권고하고, 응하지 않으면 지방자치단체에 필요한 조치를 요청합니다. 그러니 입구가 막혔을 때 입주민이 할 일은 직접 차를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 관리사무소에 “출입구 차단 상태이니 지자체 조치를 요청해 달라”고 알리고 그 시각을 남기는 것입니다.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이 개정은 출입구를 막은 차를 겨냥한 것이지, 빈 주차면에 슬쩍 대고 가는 외부 차량까지 과태료 대상으로 만든 것이 아닙니다. 매일 밤 우리 단지에 대고 가는 그 차는 여전히 단속 대상이 아닙니다.

스티커를 붙이거나 앞을 막아 세우면

참다 못해 직접 조치하는 쪽으로 기울기 쉬운데, 이쪽이 오히려 형사 문제가 됩니다. 형법 제366조는 남의 재물을 부수는 것뿐 아니라 그 효용을 해하는 것까지 재물손괴로 보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무단주차 차량 앞뒤에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을 바짝 붙여 놓아 차를 움직일 수 없게 만든 사건에서, 물리적인 훼손이 없더라도 일시적으로 본래의 사용목적에 쓸 수 없게 된 이상 차량의 효용을 해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1. 5. 7. 선고 2019도13764 판결). 떼어내기 어려운 접착식 경고 스티커도 같은 논리가 적용될 수 있고, 제거 비용까지 청구될 수 있습니다. 직접 견인업체를 불러 차를 옮기다 흠집이라도 나면 무단주차를 따지려던 쪽이 손해배상을 물게 됩니다.

반대로 내 차가 단지 안에서 긁혔을 때 상대를 찾는 절차는 이와 별개로 마련돼 있습니다. 그 순서는 아파트 주차장 문콕, 상대 차가 없을 때 CCTV로 찾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관리사무소가 아니라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정합니다

“차단기를 달아 달라”, “외부 차량에 주차료를 물려 달라”고 관리사무소에 요청했는데 답이 겉도는 경험은 권한이 그쪽에 없기 때문입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은 단지 안의 전기·도로·상하수도·주차장·가스설비·냉난방설비 및 승강기 등의 유지·운영 기준을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사항으로 정해 두었습니다. 관리규약에서 위임한 사항의 규정을 만들고 고치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세대당 무료 주차 대수, 방문 차량 등록 방식, 외부 차량 주차료, 차단기 설치 같은 것은 관리사무소 직원이 결정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실제로 바꾸려면 입주자대표회의 안건으로 올라가야 하고, 요금을 세대에 부과하는 기준까지 손대려면 관리규약 개정이 필요합니다.

무단주차를 누가 처리하는지 갈리는 구조. 지자체와 소방서는 출입구를 막은 차, 장애인전용구역, 소방차 전용구역 세 자리에만 과태료를 매기고 빈 자리에 댄 외부 차량은 대상이 아니다. 관리사무소는 방문차량 등록 확인과 접수 기록, 이동 권고, 지자체 조치 요청까지 할 수 있고 주차 규정 변경과 직접 견인은 권한 밖이다. 주차장 유지·운영 기준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의결한다. 입주민이 스티커를 붙이거나 앞을 막거나 임의로 견인하면 형법 제366조 재물손괴가 된다

그래서 반복되는 무단주차를 실제로 줄이는 경로는 둘입니다. 개별 차량은 위의 세 자리에 해당할 때만 행정기관으로 넘기고, 나머지는 몇 동 앞에 주 몇 회, 몇 시간씩 외부 차량이 서 있다는 자료를 모아 입주자대표회의 안건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후자가 느려 보여도 차단기나 주차 관제를 들이는 단지는 전부 이 길을 거칩니다.

같은 차가 반복될 때 남길 기록

어느 경로로 가든 시작은 사진입니다. 신고용으로 쓸 수 있으려면 다음이 한 장 안에 들어가야 합니다.

  • 번호판이 읽히는 각도
  • 그 자리가 어디인지 알려 주는 주변 표식 — 주차구획선, 장애인구역 표지, 소방차 전용구역 도색, 출입구 구조물
  • 촬영 시각이 확인되는 상태(휴대폰 기본 카메라는 사진 정보에 시각이 남습니다)
  • 차가 계속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을 보이려면 시차를 둔 2장 이상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신고는 이 요건이 아예 정해져 있습니다. 촬영 일시와 장소가 확인되는 사진을 1분 이상 간격으로 2장 이상 찍어 안전신문고 앱으로 접수하면 과태료 부과 자료가 됩니다.

관리사무소에 알릴 때는 전화보다 민원 접수 앱이나 문자로 남깁니다. “○동 앞 지상 ○번 구획에 ○○가 ○○○○ 차량이 9/10, 9/14, 9/17 밤 10시 이후 주차돼 있습니다. 방문 차량 등록 여부 확인과 조치를 요청합니다” 정도면 접수 시각과 함께 기록이 쌓입니다. 이 기록이 나중에 입주자대표회의에 올릴 자료가 됩니다.

CCTV로 차주를 직접 확인하려는 생각은 접는 편이 낫습니다. 내가 찍히지 않은 영상은 입주민에게 열리지 않고, 그 기준은 관리사무소 CCTV, 입주민이 직접 볼 수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에 적었습니다.

정리하면 판단 기준은 하나입니다. 지금 그 차가 출입구를 막고 있거나 장애인·소방차 구역에 있다면 오늘 행정기관으로 넘길 수 있는 사안이고, 그냥 빈자리에 서 있는 차라면 오늘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자료를 쌓아 단지의 주차 규정을 바꾸는 문제입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됐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