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중에 망가진 가구나 가전은 이삿날 그 자리에서 확인받지 못했어도 짐을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이사업체에 알리면 배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이사화물 표준약관에 이 기한이 정해져 있고, 배상을 피하려면 “조심해서 옮겼다”는 것을 업체가 증명해야 합니다. 정리하다 늦게 찾은 흠집이라도 날짜가 남는 문자로 먼저 알리세요.
이삿날 그 자리에서 남길 것
법제처 생활법령정보는 이사 전에 작업자와 함께 원래 파손돼 있던 물건을 확인해 두라고 안내합니다. 나중에 업체가 “원래 있던 흠”이라고 하면 짐을 싸기 전과 풀고 난 뒤를 같은 각도로 찍은 사진이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됩니다.
- 짐 싸기 전: 큰 가구 모서리, 식탁·화장대 상판, TV 화면과 냉장고 문을 사진으로 찍어 두세요. 촬영 날짜가 남는 휴대폰 사진이면 충분합니다.
- 짐 풀고 난 뒤: 작업자가 떠나기 전에 현장 책임자와 함께 한 바퀴 돌며 흠집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으세요. 가전은 전원을 넣어 작동하는지까지 보세요.
- 망가진 것이 보이면: 현장 책임자에게 사고증명서를 요청하세요. 표준약관 제19조에 따라 업체는 사고가 난 날부터 1년 동안 고객이 요청하면 사고증명서를 발행해야 합니다.
짐을 빼면서 벽지나 마루가 찍혔다면 그 자리도 찍어 두세요. 나가는 집이라면 그 자국을 두고 집주인과 원상복구 비용을 따질 때 누가 낸 자국인지 보여 줄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벽이나 복도처럼 단지 공용부분이 상한 것은 이 약관이 다루는 이삿짐 손해가 아닙니다. 승강기 보양재를 누가 댈지는 관리사무소에 이사 날짜를 알릴 때 미리 정해 두세요.
30일이 지나면 배상 책임이 사라집니다
이사가 끝난 뒤 짐을 정리하다 서랍장 뒤판이 깨진 것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삿날 확인서를 받지 않았어도 늦은 것은 아닙니다. 이사화물 표준약관(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 제10035호) 제18조에 따라 일부가 없어지거나 망가진 것은 짐을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업체에 알리면 됩니다. 반대로 30일 안에 알리지 않으면 업체의 배상 책임이 사라집니다.
| 기한 | 무엇을 |
|---|---|
| 짐을 받은 날부터 30일 | 파손·분실을 업체에 알리는 기한. 넘기면 배상 책임이 사라진다(제18조 제1항) |
| 짐을 받은 날부터 1년 | 파손·분실·지연에 대한 배상 책임 자체가 사라지는 기한(제18조 제2항) |
| 5년 | 업체가 망가진 것을 알면서 숨기고 넘긴 경우(제18조 제3항) |
| 사고 난 날부터 1년 | 업체에 사고증명서를 요청할 수 있는 기간(제19조) |
알릴 때는 전화보다 문자나 메신저가 낫습니다. 보낸 날짜가 남아 30일 안에 알렸다는 것을 나중에 보여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체에 이렇게 보내 보세요.
○월 ○일 ○○동 ○○호 이사 때 옮긴 서랍장 뒤판이 깨진 것을 확인해 사진과 함께 알려 드립니다. 이사화물 표준약관 제18조에 따라 30일 안에 통지합니다. 수리나 배상을 어떻게 할지 ○월 ○일까지 답해 주세요.
업체가 답을 미루거나 읽지 않으면 같은 내용을 내용증명 우편으로 한 번 더 보내 두세요. 계약서에 적힌 약관이 이 표준약관인지도 함께 확인하세요. 표준약관 제5조에 따라 업체는 약관을 설명한 뒤 계약서를 써서 고객에게 줘야 합니다.
업체가 ‘원래 있던 흠’이라고 할 때
파손을 알리면 업체는 “원래 그랬다”, “저희는 조심해서 옮겼다”고 답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표준약관 제14조를 보면 업체는 포장·운송·보관·정리에서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면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고객이 업체의 잘못을 밝혀야 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업체가 책임을 벗을 수 있는 경우는 제16조에 따로 나와 있습니다. 물건 자체의 결함이나 자연스럽게 닳은 것, 물건의 성질 때문에 생긴 변색·부패, 천재지변 같은 불가항력입니다. 업체가 이런 사유를 들더라도 천재지변이 아니면 자기 책임이 없다는 것을 업체가 증명해야 합니다. 짐 싸기 전에 찍어 둔 사진이 이때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배상 금액은 새 물건값 그대로 나오지는 않습니다. 고칠 수 있는 것은 수리가 먼저이고(제14조),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업체는 피해액을 직접 배상하되 보험금을 받았다면 그만큼 뺍니다. 생활법령정보에 실린 분쟁조정 사례에서는 이사 중 깨진 김치냉장고(구입가 138만 7천 원)에 감가상각을 적용해 127만 1천 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업체가 끝까지 안 물어줄 때 가는 곳
먼저 이 업체가 허가받은 업체인지 보세요. 허가 업체는 이삿짐 피해를 배상하려고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35조에 따른 적재물배상 책임보험이나 공제에 들어 있어야 합니다. 생활법령정보는 허가이사종합정보(www.허가이사.com)나 시·군·구청 교통행정과에서 허가 여부를 확인하라고 안내합니다. 업체가 버티면 그 보험으로 처리해 달라고 요구하세요.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국번 없이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상담하고,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원의 권고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으로 넘어갑니다. 소송까지 가더라도 청구 금액이 3,000만 원 이하라면 소액사건 절차로 진행됩니다. 어느 단계에서든 쓰이는 것은 결국 같습니다. 이삿날 사진, 30일 안에 보낸 문자, 사고증명서입니다.
현금, 귀금속, 예금통장, 인감 같은 귀중품은 표준약관 제7조에서 업체가 받기를 거절할 수 있는 짐으로 정해 둔 물건입니다. 따로 조건을 정하지 않고 상자에 섞어 보냈다가 없어지면 맡긴 짐이었는지부터 다투게 되니, 이런 물건은 직접 들고 옮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