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비 장부 열람, 세입자도 요청할 수 있을까

관리비가 어디에 쓰였는지 의심스러우면 관리사무소에 장부와 영수증을 보여 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집주인만이 아니라 전세·월세로 사는 세입자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관리사무소가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500만 원 이하 과태료 대상입니다.

요청하기 전에 이미 공개된 자료

장부를 펼치기 전에 공개된 숫자부터 보면 무엇을 물어볼지 좁힐 수 있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23조에 따라 관리사무소는 관리비·사용료·장기수선충당금의 항목별 산출내역을 단지 홈페이지와 동별 게시판,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에 공개해야 합니다. 다른 세대가 낸 금액은 빠지고 단지 전체의 항목별 금액이 나옵니다.

외부 회계감사를 받았다면 감사보고서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안에 그 결과도 단지 홈페이지와 동별 게시판에 올라와야 합니다(같은 법 제26조). 일반관리비·수선유지비 같은 이름이 낯설면 고지서 항목별 뜻부터 보세요.

지난달보다 크게 오른 항목이 있으면 그 항목과 그 달을 적어 두세요. 우리 집 고지서에서 가장 많이 오른 항목을 먼저 찾아 두면 장부에서 볼 곳이 한두 군데로 줄어듭니다.

세입자도 볼 수 있을까?

볼 수 있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27조제3항에 따라 관리사무소는 “입주자등”이 장부나 증빙서류의 열람을 요구하거나 자기 비용으로 복사를 요구하면 관리규약으로 정한 방법에 따라 응해야 합니다. 같은 법 제2조를 보면 입주자등은 소유자와, 집을 빌려 사는 사용자를 함께 가리킵니다. 그래서 전세·월세 세입자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예외가 둘 있습니다. 같은 조에서는 임대주택 임차인을 사용자에 포함하지 않으므로, LH 같은 공공임대 단지에 산다면 이 조항이 아니라 임대주택 관련 법을 따릅니다. 또 의무관리대상(300세대 이상, 또는 150세대 이상이면서 승강기나 중앙집중식·지역난방이 있는 단지 등)이 아닌 작은 단지에는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열람할 수 있는 자료와 없는 자료는 아래와 같습니다. 장부와 증빙서류는 회계연도가 끝난 날부터 5년간 보관해야 하므로 몇 년 전 지출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자료열람·복사근거
월별 장부, 영수증·계약서 같은 증빙서류됨 (회계연도가 끝난 날부터 5년 보관)법 제27조
관리비 사업계획·예산안·사업실적서·결산서됨시행령 제28조제1항
관리업체·공사·용역 업체 선정 서류됨 (계약일부터 5년 보관)법 제27조
입주자대표회의 회의록됨법 제14조제9항
직원 개인별 급여·퇴직금 명세안 됨법제처 해석 22-0711
주민등록번호 같은 개인 사생활 정보안 됨법 제27조제3항제1호
아직 결정·검토 중인 사항안 될 수 있음법 제27조제3항제2호

관리사무소 직원의 급여는 관리비로 나가지만, 법제처는 개인별 급여·퇴직금 명세를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어 열람 대상에서 빠진다고 해석했습니다. 인건비가 궁금하면 개인별 명세 대신 결산서나 항목별 산출내역의 인건비 금액을 보세요.

열람 요청은 이렇게 하세요

법에는 “관리규약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응해야 한다고만 되어 있어, 신청 방법과 열람 장소·시간은 단지 관리규약을 따릅니다. 규약의 열람 조항을 먼저 확인하세요. 관리규약도 관리사무소에 보여 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청은 말보다 문자나 서면으로 남기세요. 언제 무엇을 요구했는지 남아 있어야 거부당했을 때 근거가 됩니다. 범위도 좁게 잡으세요. “관리비 장부 전부”보다 “8월 수선유지비 지출의 장부와 영수증”처럼 달과 항목을 정하면 관리사무소도 자료를 더 빨리 찾고, 내가 확인할 내용도 분명해집니다.

“○동 ○○호에 사는 세입자입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27조제3항에 따라 2026년 8월 관리비 중 수선유지비 지출의 장부와 증빙서류(영수증·계약서) 열람을 요청합니다. 가능한 날짜와 시간을 알려 주세요. 필요한 부분은 제 비용으로 복사를 요청하겠습니다.”

복사비는 요청한 사람이 냅니다. 휴대폰으로 찍어도 되는지는 규약과 관리사무소마다 다를 수 있으니 날짜를 잡을 때 같이 물어보세요.

관리비가 의심되면 공개 자료를 본 뒤 항목과 달을 정해 문자로 열람을 요청하고, 거부하면 구청에 알린다

거부당했을 때

관리사무소가 내세울 수 있는 제외 사유는 법에 두 가지뿐입니다.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 그리고 아직 결정·검토 중이라 공개되면 업무를 공정하게 하는 데 현저한 지장을 주는 정보입니다. “입주자대표회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소유자만 볼 수 있다”는 답은 법이 정한 제외 사유가 아닙니다.

거부당하면 거부 사유를 문자나 서면으로 받아 두고 시·군·구청의 공동주택 담당 부서에 알리세요. 열람·복사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응하면 제102조제3항제8호에 따라 500만 원 이하 과태료 대상입니다. 장부를 아예 만들지 않았거나 거짓으로 작성했다면 과태료가 아니라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 대상입니다(제99조).

우리 집 한 건이 아니라 단지 전체의 관리비 집행이 의심된다면 지자체에 감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전체 입주자등의 10분의 2 이상에게 동의를 받고, 사유와 뒷받침 자료를 붙여 서면으로 요청해야 합니다(제93조제2항). 열람으로 확인한 장부 사본이 그 자료가 됩니다.

오늘은 K-apt나 단지 게시판에서 지난달 항목별 금액을 확인하고, 이상한 항목 하나와 그 달을 골라 관리사무소에 문자로 열람을 요청해 보세요.

이 글이 도움이 됐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