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빙판에서 넘어져 무릎뼈가 부러진 입주민에게 법원이 물린 입주자대표회의의 책임은 30%였습니다. 소송까지 가도 손해를 다 받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 관리사무소에 단지 배상책임보험에 ‘구내치료비 특약’이 있는지부터 물어보세요. 특약이 있으면 제설을 했는지와 관계없이 치료비를 보험사에 직접 청구할 수 있습니다.
관리사무소에 물어볼 보험 두 가지
서울시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 제99조에 따라 관리주체는 단지 안 안전사고로 다친 이용자의 피해를 보상할 보험에 들어야 합니다. 판결과 분쟁 사례에 나오는 보험은 대개 입주자대표회의가 계약한 시설소유관리자배상책임보험입니다. 이 보험은 시설에 하자가 있어 입주자대표회의가 배상할 책임이 생겼을 때만 돈이 나옵니다. 보험사가 “제설을 했으니 하자가 없다”며 거절하면 이 보험으로는 받기 어렵습니다.
같은 보험에 구내치료비 특약을 더해 둔 단지라면 다릅니다. 아파트 골프연습장 계단에서 넘어진 입주민에게 보험사가 “시설 하자가 없어 입주자대표회의 책임이 없다”며 지급을 거절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2026년 1월 공개한 분쟁조정사례에서, 특약이 있으면 배상책임이 없어도 시설 안에서 사고가 난 것이 확인되면 실제 치료비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빙판에서 넘어졌을 때도 단지 안에서 다쳤다는 것만 보여 주면 됩니다. 특약에는 한도가 있으니 금액은 증권에서 확인하세요.
관리사무소에는 이렇게 물어보세요.
“○일 밤 ○동 앞 빙판에서 넘어져 병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단지가 든 배상책임보험의 보험사와 증권번호, 구내치료비 특약이 있는지 알려 주세요. 사고 접수도 해 주세요.”
특약이 없으면 입주자대표회의의 배상책임을 따져야 합니다. 이때는 길이 얼어 있었는데 단지가 손을 쓰지 않았다는 것을 다친 사람이 보여 줘야 합니다.
넘어진 자리에서 남길 증거
얼음은 하루면 녹고, 녹고 나면 빙판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어렵습니다. 일어설 수 있다면 자리를 뜨기 전에, 어렵다면 같이 있던 사람에게 부탁해 아래를 남기세요.
- 빙판 사진: 바닥 얼음을 가까이서 한 장, 동 번호나 경비실이 함께 나오게 멀리서 한 장 찍으세요. 모래나 제설제가 뿌려져 있지 않았다면 그것도 보이게 찍으세요.
- 시각과 날씨: 넘어진 시각을 적어 두세요. 며칠 전부터 눈이 오고 영하가 이어졌다는 것은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의 지역별 기록으로 나중에 보여 줄 수 있습니다.
- 본 사람: 경비원이나 지나던 이웃의 이름과 연락처를 받아 두세요.
- CCTV: 넘어지는 장면과 그 시간대에 제설을 했는지가 찍혀 있을 수 있습니다. 보관 기간이 지나면 지워지니 CCTV 열람을 청구하는 순서대로 바로 요청하세요.
- 진료 기록: 병원에서 “아파트 단지 안 빙판에서 넘어졌다”고 말해 진료기록에 남기고, 진단서와 영수증을 모아 두세요.
법원이 관리 쪽 책임을 30%로 본 이유
사건번호가 확인되는 아파트 빙판 낙상 판결 세 건은 모두 관리 쪽 책임을 30%로 정했습니다.
| 사건 | 넘어진 곳 | 청구 상대 | 배상액 |
|---|---|---|---|
| 광주지법 2024가단557166 | 경비실 앞 과속방지턱 | 입주자대표회의 | 약 878만 원 |
| 서울중앙지법 2016가단101462 | 주차장에서 현관 가는 경사 인도 | 입주자대표회의의 보험사 | 약 2,000만 원 |
| 서울중앙지법 2015가단5230887 | 동 출입문 앞 인도 | 위탁관리업체·관리소장 | 5,700여만 원 |
광주 사건은 2022년 12월 21일 밤 11시쯤 일어났습니다. 그 전 사흘 동안 눈이 조금씩 왔고 영하의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법원은 건물에 둘러싸여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자리인데 얼음을 없애려고 한 자료가 없고, 밤이었어도 치울 시간은 충분했다고 봤습니다. 2016가단101462 사건에서는 관리 쪽이 염화칼슘을 뿌렸는데 밤새 눈이 와서 어쩔 수 없었다고 했지만, 법원은 나흘 전부터 영하에 눈이 이어져 얼 줄 알 수 있었다며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2015가단5230887 사건에서는 경비원과 시설 직원이 순찰을 게을리해 얼음을 몰랐고, 미끄럼 주의 표지판도 세우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70%는 다친 사람이 감당했습니다. 광주 사건에서 법원은 단지 안 길을 모두 완벽하게 녹이기는 어렵고, 며칠 눈이 와서 입주민도 길이 미끄러운 줄 알았으니 천천히 걸었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2015가단5230887 사건에서는 주머니에 두 손을 넣고 걸은 것을 다친 사람의 잘못으로 봤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차가 얼어붙은 지하주차장 경사로에서 미끄러져 부서졌다면 단지 시설 때문에 상한 차의 배상과 같은 방식으로 입주자대표회의에 청구합니다.
2016가단101462 사건의 입주민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아니라 그 보험사를 피고로 삼았습니다. 상법 제724조 제2항에 따라 사고로 다친 사람은 보험금 한도 안에서 보험사를 바로 상대할 수 있어서, 입주자대표회의와 다투지 않고 보험사와 합의하거나 소송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