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차장 누수로 차가 상했을 때 배상받는 법

지하주차장 천장에서 떨어진 석회물에 차가 얼룩졌다면 배상을 청구할 상대는 입주자대표회의입니다. 복도 창문이 떨어지거나 단지 나무가 쓰러져 차가 부서진 경우도 같습니다. 관리사무소가 ‘시공사 잘못’이라거나 ‘주차비를 받지 않는다’며 거절해도 그 이유로 책임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하자가 있었다는 증거는 차 주인이 모아야 하니 차를 빼기 전에 사진부터 찍으세요.

청구 상대가 입주자대표회의인 이유

민법 제758조 제1항에 따라 시설의 설치나 관리에 하자가 있어 남에게 손해를 입히면 그 시설을 점유한 쪽이 배상합니다. 지하주차장 천장, 복도 창문, 외벽은 공용부분이고,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사무소를 통해 관리해 온 아파트라면 법원은 점유자를 입주자대표회의로 봅니다. 단지 안 나무가 쓰러진 경우에도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똑같이 따집니다.

전주의 한 아파트 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17나61067 판결)이 그 예입니다. 2016년 8월 이 복도식 아파트에서 15층 복도 창문이 강풍에 빠져 떨어지면서 아래에 세워 둔 차가 부서졌습니다. 수리비 281만 3천 원을 낸 보험사가 그 창문 앞 집 소유자에게 돈을 물어내라고 했지만, 법원은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그 창문은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하는 공용부분이므로 배상 책임을 물을 상대도 입주자대표회의라고 봤습니다.

관리사무소가 ‘시공사가 잘못 지었다’고 해도 차 주인이 시공사를 찾아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배상한 입주자대표회의는 원인을 만든 시공사에 그 돈을 다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지하주차장 누수 같은 공용부분 하자라면 입주자대표회의가 시공사에 하자보수를 청구하는 길도 따로 있습니다.

‘주차비를 안 받는다’는 거절에 답할 말

2021년 광주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지하주차장 입구에 “천정에서 불순물이 떨어질 수 있으니 차량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관리사무소에서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붙였습니다. 주차요금을 따로 받지 않으니 배상할 의무도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2021년 8월 보도).

주차장 관리자가 맡은 차를 잘 보관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면 손해를 물어야 한다는 규정은 주차장법 제17조 제3항에 있습니다. 이 조항은 도로 밖에서 일반에 개방한 노외주차장의 관리자에게 적용됩니다. 아파트 주차장은 건물에 딸린 부설주차장(주차장법 제2조 제1호 다목)이라 시설 하자는 민법 제758조로 따지고, 이때 주차비를 받았는지는 따지지 않습니다.

‘책임지지 않는다’는 안내문도 입주민이 동의한 약속이 아닙니다. 법원은 시설을 관리하는 쪽이 그 위험에 맞는 조치를 했는지를 봅니다(대법원 2019다222522 판결). 다만 경고를 보고도 물이 떨어지는 칸에 계속 차를 댔다면 차 주인의 잘못도 함께 따져 배상액이 줄 수 있습니다(민법 제763조·제396조).

자동차보험으로 먼저 고친다면

수리비가 크면 내 자동차보험의 자기차량손해(자차)로 먼저 고칠 수도 있습니다. 보험사가 수리비를 내면 상법 제682조에 따라 낸 금액만큼 내 청구권을 넘겨받아 입주자대표회의에 직접 청구합니다. 앞의 전주 판결도 차 주인의 보험사가 낸 소송이었습니다.

시설 때문에 상한 차는 직접 청구하든 자차로 먼저 고치든 공용부분 점유자인 입주자대표회의가 배상 상대다

2021년 1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많은 비가 내린 뒤 지하 2·3층 천장으로 석회물이 새어 차 수십 대가 얼룩졌습니다. 관리사무소는 시공사 탓이라며 배상하지 않았고, 수리 견적이 500만 원가량 나온 차 주인은 결국 자기 보험으로 고쳤지만 수리 기간에 대차는 받지 못했습니다(아이뉴스24 보도). 자차로 처리하기 전에 보험사에 자기부담금은 얼마인지, 보험사가 입주자대표회의에 구상하는지, 다음 보험료에 영향이 있는지 물어보세요.

시설별로 남길 증거

시설에 하자가 있었다는 것은 차 주인이 보여 줘야 합니다. 대법원도 2019다222522 판결에서 하자를 증명할 책임이 피해자에게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차를 옮기거나 세차하기 전에 아래 내용을 남기세요.

상황찍어 둘 것관리사무소에 요청할 것
천장 누수·석회물천장 물 자국과 차를 한 화면에, 차 위에 떨어진 흔적누수 접수 기록, 같은 자리의 이전 민원
복도 창문·외벽 마감재 낙하떨어진 물건, 위층의 빈 창틀이나 떨어져 나간 자리그 시설의 점검·보수 기록
단지 나무·가지쓰러진 나무 밑동과 차가지치기 등 수목 관리 기록
주차 차단기블랙박스 영상, 차단기가 내려온 순간차단기 고장·수리 기록

블랙박스에 주차 녹화 기능이 없으면 주차장 CCTV가 유일한 영상일 수 있습니다. 보관 기간이 지나면 지워지니 내 차가 찍힌 영상 열람을 서둘러 요청하세요. 정비소에서는 손상 원인을 적은 견적서를 받아 두세요. 흠집이 시설이 아니라 다른 차 때문에 생겼다면 문콕 가해 차를 찾는 순서로 대응해야 합니다.

관리사무소가 끝내 거절하면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앞으로 배상 청구서를 내고 접수 확인을 받으세요. 아래처럼 쓰면 됩니다.

○동 지하 2층 ○번 기둥 옆 칸에 세워 둔 제 차(○○가 ○○○○)에 10월 ○일 천장에서 석회물이 떨어져 도장이 손상됐습니다. 사진과 수리 견적서(○○만 원)를 붙입니다. 민법 제758조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에 배상을 청구하니 ○월 ○일까지 답변해 주세요.

배상 청구권은 손해와 배상할 상대를 안 날부터 3년이 지나면 사라집니다(민법 제766조). 그 안에 합의가 되지 않으면 조정을 신청하거나 소송을 낼 수 있고, 청구액이 3,000만 원 이하면 소액사건으로 다룹니다. 입주자대표회의와 합의가 안 될 때 조정·소송으로 가는 절차는 천장 누수 때와 같습니다.

공용부분에서 떨어지거나 샌 것 때문에 차가 상했다면 위층 집이나 시공사보다 입주자대표회의가 먼저 답해야 합니다. 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는 사고 직후에 남긴 사진과 기록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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