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기사가 묻지 않고 문 앞에 두고 간 물건이 없어졌다면 택배사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택배 표준약관상 택배사는 주의를 다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분실 손해를 물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문 앞에 두세요”라고 답했다면 그 자리에 놓인 순간부터는 내 몫이 됩니다.
책임이 넘어가는 순간
택배사의 책임은 물건을 맡은 때부터 시작해 받는 사람에게 건네야 끝납니다. 택배 표준약관 제15조 제1항에 따라 경비실 같은 대리인에게 건넸다면 받는 사람에게 그 사실을 알려야 하고, 집에 아무도 없으면 부재중 방문표를 남긴 뒤 영업소에 보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제15조 제2항, 생활법령정보 택배 받기). 배송완료 문자가 왔다고 해서 받는 사람에게 건넨 것으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문 앞 배송이 흔한 지금은 “내가 그 자리를 허락했는가”에서 갈립니다. 생활법령정보는 받는 사람과 협의해 정한 장소에 두고 간 뒤 없어졌다면 보상 청구가 어렵다고 안내합니다. 반대로 연락 없이 경비실에 맡겼다면 택배사가 후속 조치를 소홀히 한 것이라 택배요금 환급과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주문할 때 배송 요청사항에서 “문 앞”을 골랐다면 그것도 협의한 장소로 볼 여지가 큽니다.

경비실도 반드시 받아 줘야 하는 곳은 아닙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69조의2 제2항을 보면 경비원은 “도난, 화재, 그 밖의 혼잡 등으로 인한 위험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범위에서 주차 관리와 택배물품 보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꼭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맡아 줄 수 있는 일이라, 경비실 보관을 받지 않는 단지도 있습니다.
상황별 청구할 곳과 받을 수 있는 금액
| 상황 | 청구할 곳 | 이유 |
|---|---|---|
| 묻지 않고 문 앞에 두고 감 | 택배사 | 협의한 장소가 아님 |
| “문 앞에 두세요”라고 답함 | 택배사 청구 어려움 | 내가 정한 장소에 둠 |
| 연락 없이 경비실에 맡김 | 택배사 | 대리인 인도 뒤 통지 안 함 |
| 연락받고 경비실 보관에 동의 | 택배사 청구 어려움 | 내가 정한 대리인 |
| 문 앞이라더니 다른 층·다른 동 | 택배사 | 정한 장소에 두지 않음 |
운송장에 물건값이 적혀 있으면 그 금액을 기준으로 손해액과 택배요금 환급을 받고, 적혀 있지 않으면 배상 한도가 50만 원입니다. 택배사나 기사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없어졌다면 한도 없이 모든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생활법령정보 운송물이 분실된 경우).
택배 계약은 물건을 보낸 판매자가 택배사와 맺은 것이라, 온라인으로 산 물건이면 판매자에게 먼저 알리고 사고 접수를 요청하는 편이 빠릅니다. 택배사 고객센터에도 운송장 번호로 분실 접수를 따로 해 두세요.
기한도 생각보다 깁니다. 상자째 사라진 경우 택배사 책임은 인도 예정일부터 1년이 지나야 소멸합니다. 자주 듣는 14일은 받은 물건의 일부가 빠졌거나 부서졌을 때의 기한입니다(택배 표준약관 제25조, 생활법령정보 택배 사고의 발생). 그래도 시간이 지날수록 기사의 기억과 단지 CCTV 영상이 사라지니 알아챈 날 접수하세요.
누가 들고 간 것 같다면 경찰 신고와 CCTV
문 앞에서 누군가 들고 갔다면 택배사 배상과 별개로 절도라 112나 가까운 지구대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관리사무소에 CCTV를 보여 달라고 해도 가져간 사람이 찍힌 영상은 남의 영상이라 바로 보여 주기 어렵습니다. 경찰이 요청하면 관리사무소가 영상을 넘길 수 있으니, 남이 찍힌 영상을 확인하려면 신고하는 쪽이 빠릅니다. 영상은 단지가 정한 기간이 지나면 지워지니 관리사무소에 신고 사실을 알리고 보존을 부탁해 두세요.
택배사에 접수하든 경찰에 신고하든 아래 자료가 있으면 이야기가 빨라집니다.
- 배송완료 문자와 기사가 찍어 보낸 배송 사진
- 주문 화면의 배송 요청사항(문 앞을 골랐는지)
- 기사와 주고받은 문자·통화 기록
- 경비실에 맡겼다고 했다면 경비실 수령 기록
- 결제 내역과 운송장 번호
문 앞 택배 분실은 결국 “그 자리에 두라고 했는가” 하나로 갈립니다. 허락한 적이 없다면 배송완료라는 기록만 보고 물러설 이유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