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베란다 결로가 심할 때, 어떻게 해결할까?

물방울이 맺히는 곳이 확장하지 않은 베란다인지, 확장해서 거실이 된 베란다인지에 따라 답이 다릅니다. 확장하지 않은 베란다라면 베란다를 따뜻하게 하려고 거실 쪽 문을 열어 두는 습관이 원인인 집이 가장 많고, 해결은 그 반대입니다. 거실 문을 닫고 바깥 창을 손가락 하나만큼 열어 베란다를 바깥 공간처럼 두면 결로가 멎습니다. 확장한 베란다라면 실내 습도와 창틀 틈을 살펴보고, 입주한 지 3년이 안 됐다면 시공사에 단열 하자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확장하지 않은 베란다: 따뜻하게 하지 말고 바깥처럼 두세요

결로는 습한 공기가 차가운 면에 닿을 때 생깁니다. 확장하지 않은 베란다는 처음부터 단열하지 않은 공간이라 벽과 창이 바깥 온도에 가깝습니다. 국토교통부의 하자 판정 기준도 발코니를 단열하지 않은 공간으로 따로 다룹니다. 여기에 거실 문을 열어 두면 따뜻하고 습한 실내 공기가 흘러 들어가 찬 벽과 창에서 물이 됩니다. 춥다고 바깥 창까지 꼭 닫아 두면 그 습기가 갇혀 아침마다 벽이 젖습니다. 베란다를 실내처럼 따뜻하게 두려다 오히려 결로가 생기는 것입니다.

거실 문은 닫고 바깥 창은 여세요.

  • 거실과 베란다 사이 문을 닫아 두세요. 실내에서 들어오는 습기부터 막아야 합니다. 드나들 때만 열고 바로 닫으세요.
  • 바깥 창을 손가락 하나 정도 열어 두세요. 베란다 공기가 바깥과 같아지면 물이 맺힐 여지가 없습니다. 한국패시브건축협회 상담에서도 발코니와 실외기실은 바깥 창을 열어 환기하되 실내로 통하는 문은 닫아 두라고 안내합니다. 한파로 배관이 얼 것 같은 날만 닫고 다음 날 다시 여세요.
  • 빨래를 베란다에서 말리는 동안은 창을 더 여세요. 젖은 빨래 한 바구니에서 나온 물기가 전부 베란다 공기로 퍼집니다. 문을 닫고 창을 열어 둔 채 말려야 그 습기가 벽에 맺히지 않습니다.
  • 벽에 붙여 둔 짐과 수납장을 벽에서 띄우고, 베란다 창고 문은 열어 두세요. 공기가 돌지 않는 구석이 먼저 젖고 곰팡이가 핍니다.

입주민 경험담에도 겨울에는 베란다 출입을 줄이고 보일러실 쪽 바깥 창을 조금 열어 둔 뒤로 아침 결로가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돈이 들지 않으니 오늘 밤부터 해 보세요.

확장하지 않은 베란다 단면 비교. 왼쪽은 거실 문을 열고 바깥 창을 닫아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베란다로 들어가 찬 벽과 창에 물방울이 맺힌 모습, 오른쪽은 거실 문을 닫고 바깥 창을 조금 열어 베란다 공기가 바깥과 같아져 마른 모습

확장한 베란다: 실내 공기의 습도부터 재세요

확장한 베란다는 실내 공간입니다. 그 벽이 젖는다면 실내 습도가 높거나, 그 벽의 단열이 다른 벽보다 약하거나, 둘 다입니다. 어느 쪽인지 보려면 습도를 재 보세요. 온습도계 하나를 젖는 벽 가까이에 두세요. 질병관리청은 겨울철 실내 온도 18~20℃, 습도 40~50%를 권합니다. 따뜻할수록 공기가 머금는 수증기가 늘어나기 때문에 같은 50%라도 24℃ 집이 19℃ 집보다 결로가 잘 생깁니다. 한국패시브건축협회는 18~20℃면 60%, 21~23℃면 50%, 24℃면 40%를 넘기지 말라고 안내합니다. 습도계가 이 선을 넘고 있다면 벽을 탓하기 전에 습도부터 낮추세요.

  • 가습기를 끄고 실내에서 빨래를 말리지 마세요. LH 주거연구원은 세탁물 건조와 샤워, 조리를 겨울 결로의 수증기 원인으로 꼽고, 겨울철 과도한 가습기 사용을 피하라고 안내합니다.
  • 하루 두세 번, 마주 보는 창을 함께 열어 5~10분 맞바람으로 환기하세요. 창 하나만 살짝 열어서는 습기가 거의 빠지지 않습니다. 벽에 환기 시스템 조작판이 있는 단지라면 약풍으로 계속 틀어 두세요. 열을 회수하면서 습기만 내보내는 장치라 난방비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 제습기는 젖는 벽 쪽에 두고 밤에 돌리세요. 결로는 온도가 가장 떨어지는 새벽에 생깁니다.
  • 창 아래 구석처럼 바닥 쪽 한 지점만 젖는다면 바닥의 찬 공기가 고여 있는 자리입니다. 작은 서큘레이터로 공기를 돌려 주면 그 자리 결로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입주 첫 겨울이라면 생활 습관이 같아도 습도가 높게 나옵니다. 콘크리트가 머금은 물이 아직 실내로 나오는 시기라 제습을 평소보다 세게 해야 합니다.

습도를 잡았는데도 창틀 주변 한 곳만 계속 젖는다면 창을 살펴보세요. 창짝 두 장이 만나는 가운데와 창틀 아래 레일에 손을 대 보고 바람이 느껴지면 닳은 모헤어나 풍지판을 바꾸세요. 찬 공기가 새는 자리만 온도가 떨어져 그곳에 물이 맺힙니다. 유리와 유리 사이, 이중창의 안쪽 창과 바깥 창 사이에 물이 맺힌다면 사용자가 손댈 수 없는 창 자체의 문제이니 마지막 절의 하자 심사를 보세요. 바람이 어느 틈으로 드는지 손으로 잘 모르겠다면 휴지로 외풍 드는 틈을 찾는 순서를 따라 해 보세요.

결로방지 페인트와 단열벽지가 안 먹히는 이유

표면에 바르거나 붙인다고 벽 온도가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흡수형 결로방지 페인트는 맺힌 물을 잠시 머금었다가 다시 내놓을 뿐이라 원인은 그대로입니다. 코팅을 새로 한 뒤에도 손에 물이 묻어난다는 경험담이 많습니다. 단열벽지는 더 위험합니다. 습기가 통하지 않는 재료라 벽지 뒤로 들어간 습기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한국패시브건축협회 상담에서는 그 뒤에서 곰팡이가 번지는 사례를 여러 번 지적합니다. 벽지를 뜯었더니 뒤가 새까맣더라는 이야기가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벽 온도를 실제로 올리려면 단열재를 벽에 틈 없이 붙이고 석고보드로 마감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확장하지 않은 베란다라면 이 공사부터 할 필요는 없습니다. 문을 닫고 창을 여는 것으로 대부분 해결되고, 그래도 젖는 자리만 공사하면 됩니다. 확장한 베란다의 외벽 모서리는 구조상 열이 새는 자리라 단열 공사 뒤에도 습도 관리를 계속해야 합니다.

결로가 아니라 누수일 수도 있습니다

물이 생기는 자리가 벽 위쪽이나 천장이면 결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대응이 완전히 다르니 아래 표로 먼저 가려 보세요.

구분결로누수
언제 젖나추운 날 새벽과 아침, 날이 풀리면 마름날씨와 관계없거나 윗집이 물 쓰는 시간에 맞춰 젖음
어디가 젖나창틀 주변, 외벽 모서리, 가구 뒤천장이나 벽 위쪽의 한 점에서 번짐
닦으면환기와 제습으로 마름닦아도 다시 젖고 얼룩이 커짐
물을 안 쓸 때 계량기멈춰 있음돌면 우리 집 급수관 누수
먼저 할 일문·창·습도 (이 글)사진 찍고 관리사무소 접수

계량기가 도는지는 수도요금이 갑자기 많이 나왔을 때 확인하는 방법대로 보면 됩니다. 천장이 젖는다면 천장 물자국을 발견했을 때의 순서를 그대로 따르세요. LH 주거연구원은 결로가 없어도 습도가 80% 이상으로 계속 유지되면 옷장과 수납장에 곰팡이가 자란다고 안내하니, 젖은 자국이 없는데 곰팡이만 핀다면 그것도 습도 문제입니다. 비가 올 때만 창틀 아래가 젖는다면 결로가 아니라 빗물이니, 베란다 창틀로 빗물이 새는 자리부터 가려 보세요.

입주 3년 안이라면 하자 심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공동주택의 단열공사와 창호공사는 하자담보책임기간이 3년이고, 세대 안은 입주자에게 인도한 날부터 셉니다. 도배 같은 마감공사는 2년입니다. 이 기간 안이면 결로도 하자로 다툴 수 있습니다.

판정은 감이 아니라 기준으로 합니다. 500세대 이상 단지는 설계 때부터 국토교통부의 결로 방지 설계기준에 맞춰 부위별 온도차이비율을 지켜야 하고, 하자판정기준에 따라 단열된 공간의 결로는 설계도서상 단열 성능, 열화상 측정, 단열재 시공 상태로 판정합니다. 국토교통부는 이 기준을 고치면서 발코니처럼 단열하지 않은 공간의 결로는 그 부위의 단열 상태와 함께 입주자가 환기와 제습을 적정하게 했는지를 고려해 판단하도록 했습니다. 시공사가 “환기 부족”이라고 답할 때 드는 근거가 바로 이 조항인데, 거꾸로 환기와 제습을 했다는 기록이 있으면 같은 조항으로 반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자로 갈 생각이면 오늘부터 세 가지를 남겨 두세요. 온습도계를 젖는 벽 옆에 두고 매일 같은 시각에 찍은 사진, 바깥 창을 열어 둔 상태가 보이는 사진, 젖은 벽과 곰팡이의 날짜별 사진입니다. 관리사무소에 준공 도면의 외벽과 발코니 단열 사양을 열람하게 해 달라고 요청하세요. 도면에 적힌 결로 방지 단열재가 실제로 시공됐는지부터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관리사무소를 통해 시공사에 접수하세요. 답이 없거나 환경 탓으로만 돌리면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하자심사를 신청하세요. 하자관리정보시스템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고, 처리 기간은 60일입니다. 곰팡이가 이미 넓게 퍼졌다면 없애고 다시 피지 않게 하는 방법이 따로 있어서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곰팡이 제거와 재발 방지는 베란다 곰팡이가 다시 생기는 이유에서 다룹니다. 접수를 어떤 이름으로 어떻게 넣는지는 하자를 접수하는 순서와 늦어질 때 갈 곳을 참고하세요.

오늘 밤 거실 문을 닫고 바깥 창을 손가락 하나만큼 열어 두세요. 내일 아침 베란다 벽을 만져 보고 말라 있으면 원인을 찾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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