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배·장판·욕실 타일·창틀 교체처럼 마감재와 설비를 바꾸는 공사는 구청 허가 없이 관리사무소 동의로 진행합니다. 법으로 같은 동 이웃 절반의 동의가 필요한 것은 집 안의 벽이나 시설물을 헐어 내는 철거 공사부터입니다.
관리사무소 동의로 진행하는 공사
공동주택관리법 시행규칙 제15조에는 구청 허가가 필요 없는 ‘경미한 행위’로 창틀·문틀 교체, 세대 안 천장·벽·바닥의 마감재 교체, 급수·배수관 같은 배관 교체, 세대 안 난방설비 교체가 적혀 있습니다. 흔히 하는 인테리어는 대부분 여기에 들어갑니다. 다만 난방설비 교체라도 시설물을 부수거나 철거하는 일이 섞이면 이 목록에서 빠집니다.
구청 허가가 필요 없다고 아무 절차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이런 경미한 공사로 집 안의 구조물과 설비를 교체하려면 관리사무소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겨울 전에 외풍이 드는 창틀을 통째로 바꾸는 공사도 이 경우입니다. 공사 중에 난방 계량기 쪽 선이 빠지면 계량기 고장 때처럼 난방비를 다시 매기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업체에 계량기 위치를 미리 알려 두세요.
관리사무소가 무엇을 기준으로 동의해 줄지는 법에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같은 조 제1항 제10호에 따라 관리주체의 동의기준은 시·도 관리규약 준칙에 들어가고, 단지는 그 준칙을 참고해 관리규약을 정합니다. 그래서 공사 신청서 양식, 이웃 서명을 몇 집에서 받을지, 공사 기간 제한은 단지마다 다릅니다.
벽을 헐면 구청 허가와 같은 동 절반의 동의
방과 방 사이 벽을 터서 거실을 넓히거나 붙박이 시설을 철거하는 공사는 경미한 행위가 아닙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35조 제1항에 따라 공동주택을 파손하거나 시설을 철거하려면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허가 기준은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별표 3에 있습니다. 우리 집 안(전유부분)의 시설물이나 설비를 철거할 때는 구조안전에 이상이 없다고 구청장이 인정하고, 그 동에 사는 입주자등 2분의 1 이상이 동의해야 합니다. 여기서 ‘입주자등’에는 소유자뿐 아니라 세입자도 들어가므로, 전세로 사는 이웃의 서명도 셈에 들어갑니다.
내력벽·기둥·보처럼 건물을 받치는 부분을 고치는 대수선은 기준이 더 높습니다. 같은 별표에 따라 그 동 입주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고, 이때 ‘입주자’는 소유자와 그 가족이라 세입자는 빠집니다. 내력벽에 배관설비만 설치하는 경우는 그 동에 사는 입주자등 2분의 1 이상이면 됩니다.
발코니 확장처럼 벽이나 난간을 헐어 내는 공사는 경미한 행위 목록에 없습니다. 견적을 받기 전에 허가 대상인지 신고 대상인지 구청 주택과에 먼저 확인하는 편이 빠릅니다. 허가를 받아 공사를 마친 뒤에는 같은 법 제35조 제5항에 따라 구청의 사용검사도 받아야 합니다.
공사 시간과 엘리베이터 보양은 단지 규약 몫
평일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소음 공사를 할 수 있는지, 주말에 공사를 막는지는 공동주택관리법령에 정해진 기준이 없습니다. 단지 관리규약이나 관리사무소의 공사 안내 기준을 따르므로 같은 시에서도 단지마다 다릅니다. 공사 신청서를 낼 때 소음이 큰 철거·타일 작업 날짜를 따로 적어 두면 관리사무소가 안내문에 그대로 적을 수 있습니다.
공사 소음 때문에 이웃과 부딪혀도 층간소음 절차로는 풀리지 않습니다. 인테리어 공사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가 다루는 소음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민원은 관리사무소로 모입니다. 엘리베이터 보양비나 승강기 사용료도 마찬가지로 법정 요금이 아니라 단지가 정한 이용료입니다. 이사 때 내는 승강기 사용료와 같은 근거로 걷는 돈이라 금액은 관리사무소에 물어봐야 정확합니다.
이웃 서명이 모이지 않을 때
도배·욕실·창틀 공사에 필요한 이웃 서명은 법이 아니라 단지 규약이나 관리사무소 안내에서 나온 요건입니다. 그러니 윗집 한 집이 서명을 거절했다고 공사가 막히는지는 그 단지가 정한 기준을 봐야 압니다. 서명 비율을 채우는 방식인지, 공사 사실을 알리고 확인만 받는 방식인지 관리사무소에 먼저 물어보세요.

벽 철거처럼 법이 비율을 정한 공사도 모든 집의 서명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같은 동에 사는 입주자등의 절반 이상이면 기준을 채우므로, 서명을 거절한 집을 계속 설득하기보다 아직 만나지 못한 집을 찾아가는 편이 빠릅니다. 동의서에는 공사 기간, 철거하는 벽의 위치, 소음이 큰 날짜, 업체 연락처를 적어 두면 서명을 망설이던 집도 판단하기 쉽습니다.
허가 없이 공사하면 업체도 처벌받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35조 제4항에 따라 인테리어 업체는 집주인이 허가를 받았거나 신고했는지 공사 전에 확인해야 하고, 확인 없이 공사에 협조하면 안 됩니다. 허가 없이 공사한 사람과 이를 어긴 업체는 제99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고 대상 공사를 신고하지 않으면 제102조 제3항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입니다.
업체가 “동의서는 저희가 알아서 받아 드립니다”라고 해도 허가 신청은 집주인이 해야 합니다. 벽을 허무는 견적이라면 계약서에 구청 허가를 받은 뒤 착공한다는 조건이 들어 있는지 살펴보세요.
인테리어에서 이웃 동의가 법으로 필요한 것은 벽을 헐거나 건물 구조를 고치는 공사부터입니다. 마감재와 설비를 바꾸는 공사는 관리사무소의 동의를 받고 단지 규약에 따라 진행하며, 이웃 서명의 기준도 그 규약에 따라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