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다 옆 차를 찍고 가 버린 문콕은 경찰에 신고해도 교통사고로 접수되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경찰청은 타고 내리다 생긴 문콕을 차의 ‘운전’이나 ‘교통’으로 보지 않고, 실수로 남의 물건을 망가뜨린 일은 형법이 처벌하지 않으니 당사자끼리 민사로 풀 일이라고 해석합니다. 그래서 상대를 찾는 길은 아파트 CCTV이고, 여기에는 시한이 있습니다. 단지는 영상을 30일 이상만 보관하면 되니 한 달이 지나면 지워져 있을 수 있고, 내 차가 찍힌 영상을 보여 달라고 하면 관리사무소는 10일 안에 보여 줘야 합니다. “경찰과 같이 오세요”는 거절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긁고 갔는지, 문으로 찍었는지에 따라 갈 곳이 다릅니다
같은 주차장 흠집이라도 차가 움직이다 긁고 갔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도로교통법은 주·정차된 차만 손괴하고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을 남기지 않은 사람을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과료로 처벌하고, 이 조항은 아파트 주차장처럼 도로가 아닌 곳에도 적용됩니다. 반면 경찰청 해석대로 승하차 중 문으로 찍은 것은 교통사고가 아니고, 형법의 재물손괴죄에는 실수로 한 경우를 처벌하는 조항이 없습니다. 흠집을 보면 대개 어느 쪽인지 갈립니다.
| 구분 | 차가 움직이다 긁고 감 | 문을 열다 찍고 감 |
|---|---|---|
| 흔한 흠집 | 범퍼나 옆면에 길게 끌린 자국 | 문 모서리 높이에 콕 찍힌 점이나 짧은 자국 |
| 법으로는 | 주·정차 차량 손괴 후 인적 사항 미제공 | 교통사고 아님, 민사 |
| 먼저 갈 곳 | 112 또는 경찰서 | 관리사무소에 CCTV 열람 청구 |
| 수리비는 | 상대 대물보험 | 상대와 합의, 안 되면 내 자차보험 처리 후 보험사가 상대에게 청구 |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문콕으로 경찰서에 갔다가 “형사 사건이 아니니 민사로 하라”는 답을 듣고 돌아왔다는 글이 반복해서 올라옵니다. 경찰이 불친절한 것이 아니라 해석이 그렇습니다. 인터넷에서 “재물손괴로 신고하면 경찰이 CCTV를 대신 확보해 준다”는 안내를 보고 갔다면 여기서 막힙니다. 문콕이라면 영상은 내가 직접 청구합니다. 다만 영상에 차가 움직이며 부딪히는 장면이 나오면 문콕이 아니므로 그때는 신고합니다.
관리사무소는 “경찰과 같이 오라”며 거절할 수 없습니다
주차장에 세워 둔 내 차가 사고를 당한 장면은 차주 본인이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CCTV에 찍힌 사람이 열람을 요구하면 운영자가 10일 안에 열람하게 해야 하고, ‘경찰 입회 필요’, ‘경찰 신고 필요’, ‘영상에 타인 포함’은 거절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안내합니다. 다른 차나 사람이 함께 찍혔으면 모자이크하거나, 그게 어려우면 종이나 포스트잇으로 가리고 보여 줄 수 있다는 방법까지 적었습니다. 같은 발표에 따르면 2024년 CCTV 관련 개인정보 침해 신고 342건 가운데 53.5%가 이 열람 요구 문제였습니다. 거절당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고, 거절당해도 신고할 곳이 있다는 뜻입니다. 거절당했을 때 신고하는 곳과, 영상에 내가 아닌 사람만 찍혔을 때 왜 경찰을 거쳐야 하는지는 관리사무소 CCTV, 입주민이 직접 볼 수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에 적었습니다.
아파트 쪽 규정도 같은 방향입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규칙은 관리주체가 촬영자료를 함부로 보여 주지 못하게 하면서도 정보주체에게 열람하게 하는 경우는 예외로 두고, 촬영자료를 30일 이상 보관하라고 정합니다. 30일은 최소선이라 단지마다 더 오래 두기도 하지만, 우리 단지가 며칠을 두는지 모른다면 30일로 생각하고 움직입니다.

청구할 때는 관리사무소에 다음을 적어서 냅니다. 말로만 하지 않고 신청서나 문자로 남겨야 10일이 언제부터인지 분명해집니다.
- 마지막으로 차를 댄 때부터 흠집을 발견한 때까지의 날짜와 시간대
- 주차 위치: 동, 지하 몇 층, 기둥 번호
- 내 차 번호와 흠집 사진
- “열람 날짜와 별개로 그 시간대 영상은 지우지 말고 따로 저장해 달라”는 부탁
직접 보러 갈 시간이 없다면 보험사에 맡길 수도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차주가 위임장을 내면 보험사가 대리인으로 주차장 사고 CCTV 열람을 요구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영상에서 차를 찾은 다음
번호판을 확인해도 관리사무소가 차주 전화번호를 바로 알려 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번호도 다른 입주민의 개인정보라서입니다. 대신 그 차주에게 연락해 달라고 부탁하면 됩니다. 같은 단지 차라면 대개 여기서 끝납니다. 영상을 확인한 뒤 관리사무소를 통해 연락이 닿아 현금으로 정리했다는 사례가 커뮤니티에 흔합니다.
상대가 인정하면 상대 보험의 대물 처리로 고치거나 수리비를 받고 끝냅니다. 인정하지 않거나 연락을 피하면 내 자차보험으로 먼저 고치고, 보험사가 상대에게 그 돈을 청구하게 하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이때 열람한 영상의 날짜와 시간, 흠집 사진을 보험사에 그대로 넘깁니다. 자차 처리에는 자기부담금이 있고 보험료에 반영되는 방식이 계약마다 달라서, 접수하기 전에 보험사에 “상대 차가 특정된 사고인데 자기부담금은 얼마이고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는지”를 먼저 물어봅니다. 수리비가 작은데 직접 소송으로 가면, 항소까지 이어져 1년 반이 걸렸다는 경험담처럼 들이는 시간이 흠집보다 커질 수 있습니다.
흠집이 아니라 남의 자리에 계속 대는 외부 차량이 문제라면 찾아갈 곳도 근거도 달라지는데, 그 경로는 아파트에 무단주차한 외부 차량은 어디에 신고해야 할까?에 정리했습니다.
문콕 장면이 영상에 없을 때
가장 많이 막히는 곳이 여기입니다. 기둥이나 옆 차에 가려 문이 열리는 순간이 안 찍혔다면,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그 시간에 옆 칸을 드나든 차뿐입니다. 그래도 후보를 좁힐 단서가 흠집에 남아 있습니다.
먼저 차를 빼기 전에 봅니다. 옆 칸 차가 아직 서 있다면 두 차가 나란히 있는 모습 그대로 사진을 찍습니다. 한 번 차를 옮기고 나면 상대 문 모서리와 흠집 위치를 맞춰 볼 수 없게 됐다는 후회가 커뮤니티에 자주 보입니다. 다음으로 바닥에서 흠집까지 줄자를 대고 높이가 보이게 찍습니다. 문 모서리 높이는 차종마다 달라서, 영상 속 후보 차의 문 높이와 맞는지 보는 기준이 됩니다. 흠집에 다른 색 페인트가 묻어 있으면 닦기 전에 가까이서 찍어 둡니다. 영상 속 차의 색과 대조할 수 있습니다.
옆 칸에 있던 차의 블랙박스도 단서입니다. 주차 중 녹화가 켜진 차라면 문이 열리는 장면이 남아 있을 수 있으니, 관리사무소를 통해 그 시간에 옆에 있던 차주에게 영상을 확인해 줄 수 있는지 부탁합니다. 블랙박스도 대부분 오래된 영상부터 덮어쓰기 때문에 이 부탁 역시 빠를수록 좋습니다.
차를 빼기 전에 흠집 옆에 줄자를 대고 사진 한 장을 찍고, 오늘 관리사무소에 날짜와 시간대, 주차 칸을 적어 열람을 청구하세요. 30일은 문콕이 난 날부터 이미 흘러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