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점검에서 점검표에 적어 낸 하자는 입주한 뒤에 고치는 것이 아니라 입주 전에 보수가 끝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집 안은 열쇠를 받는 날까지, 공용부분과 안전에 걸리는 중대한 하자는 사용검사를 받기 전까지가 주택법 제48조의2가 정한 시한입니다. 그래서 그날 중요한 것은 하자를 몇 개 찾았느냐가 아니라, 찾은 것을 점검표에 적어 조치를 요청한 기록으로 남겼느냐입니다.
말로 알린 것은 아무 기한도 만들지 않습니다
사전점검 후기에 “백 개를 찾아 줘도 절반은 안 고쳐 주더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하자를 찾는 일과 고치게 만드는 일이 서로 다른 절차이기 때문입니다.
사전방문은 사업주체가 호의로 열어 주는 행사가 아닙니다. 2021년 1월 24일부터 시행된 제도로, 사업주체는 입주지정기간 시작일 45일 전까지 이틀 이상 사전방문을 실시하고 시작 한 달 전까지 방문 기간과 방법, 점검표를 입주예정자에게 서면으로 알려야 합니다.
입주예정자가 이 절차에 올라타는 방법이 점검표 작성입니다. 현장에서 직원을 붙잡고 말한 것이나 단체 채팅방에 올린 사진은 조치 요청으로 잡히지 않습니다. 점검표에 위치와 증상을 적어 제출한 건에만 아래의 시한이 붙습니다.
점검이 끝나고 7일, 문서가 와야 합니다
사업주체는 요청받은 하자로 조치계획을 세워 사전방문 기간이 끝난 날부터 7일 안에 사용검사권자(시장·군수·구청장)에게 제출하고, 입주예정자에게도 문서로 알려야 합니다(주택법 시행령 제53조의2).
이 7일이 이 글에서 가장 쓸모 있는 숫자입니다. 점검을 다녀오고 열흘이 지나도 아무 연락이 없다면 순서를 기다리는 중이 아니라 절차 하나가 빠진 것입니다. 그리고 같은 조치계획이 시·군·구에도 가 있으므로, 시공사 고객센터만 붙들지 말고 해당 지자체 주택과에 접수 여부를 물어볼 수 있습니다.
보수를 끝내야 하는 시점은 하자의 성격에 따라 갈립니다. 안전상·기능상 심각한 지장이 예상되는 중대한 하자는 사용검사 전까지, 그 밖의 하자는 우리 집 안이면 인도하는 날까지, 공용부분이면 사용검사 전까지입니다. 인도일에는 조치를 어디까지 했는지 적은 현황을 서면으로 받게 됩니다.
기한을 늦출 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를 사용검사권자에게서 인정받고 입주예정자와 협의해야 합니다. “일단 입주하시고 나중에 해 드릴게요”라는 말이 그 협의를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두세 시간을 어디에 쓸까
점검 시간은 보통 두세 시간이고, 그 안에 모든 곳을 같은 밀도로 볼 수는 없습니다. 나중에 내 탓으로 넘어가기 쉬운 것부터 봅니다.
- 물이 지나는 자리. 창틀 바닥의 물빠짐 구멍이 뚫려 있는지, 창 둘레 실리콘에 덜 채워진 틈이 있는지, 욕실·발코니 배수구에 물을 부어 빠지는지. 창틀은 입주 후 첫 장마에 사고가 나는 대표적인 자리입니다(빗물이 새기 시작한 뒤의 판별법).
- 여닫는 것 전부. 현관문·방문·창을 한 번씩 끝까지 열고 닫아 봅니다. 걸리는 느낌, 저절로 닫히거나 열리는 문, 헛도는 잠금장치.
- 눈에 보이는 마감. 벽지 이음매 들뜸, 마루 단차와 들뜸, 몰딩과 걸레받이 틈. 입주 후에 지적하면 생활 중 생긴 것인지를 두고 다투게 됩니다.
- 전기와 설비. 콘센트가 도면 위치에 있는지, 전부 전기가 들어오는지, 조명·환기·보일러가 도는지.
- 마감자재 목록표 대조. 계약할 때 받은 목록과 실제로 붙은 자재가 다르면 그건 하자가 아니라 계약 문제라 따지는 통로가 다릅니다(주택법 제54조에 따른 마감자재 정보 제공).
적는 방식도 결과를 바꿉니다. “거실 벽 하자”는 나중에 어디를 말하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거실 남측 창 왼쪽 벽지 이음매 들뜸, 바닥에서 약 1.2m”처럼 방·방향·높이를 넣고 같은 자리를 사진으로 남깁니다.
신축이라도 벽지 뒤가 눅눅하거나 곰팡이 냄새가 난다면 마감 문제가 아니라 단열이나 방수 쪽입니다. 의심할 자리는 곰팡이가 반복되는 집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입주하고 접수하세요”라는 답을 받으면
사전점검에서 적은 하자와 입주 후에 접수하는 하자는 근거 법이 다릅니다. 앞의 것은 주택법의 사전방문 조치이고, 뒤의 것은 공동주택관리법의 하자보수입니다. 시한도 청구하는 상대도 다르므로, 앞 단계에서 받을 수 있는 것을 뒤로 미룰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 답을 들었다면 세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합니다. 조치계획 문서를 받았는지, 그 문서에 내가 적은 건이 들어 있는지, 빠졌다면 사용검사권자에게 제출된 계획에는 있는지입니다.
300세대 이상 단지라면 보는 눈이 하나 더 있습니다. 시·도지사가 운영하는 품질점검단이 공용부분과 다섯 세대 이상을 따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점검이 끝난 날부터 5일 안에 사용검사권자에게 냅니다. 우리 집이 그 표본에 들지 않더라도 같은 자재·같은 공정에서 나온 지적은 단지 전체의 문제로 다뤄집니다.
입주한 뒤에 발견한 하자를 어디에 어떤 이름으로 넣는지는 아파트 하자 접수하는 법과 늦어질 때 가는 곳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대행업체는 무엇을 기준으로 정할까
업체를 부를지 말지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불안하다”가 아니라 장비가 있어야 보이는 것이 이 집에 얼마나 중요한가로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벽지 들뜸이나 문 걸림은 누구나 찾습니다. 열화상으로 잡는 단열 결손, 바닥·문틀의 기울기, 벽 속 누수는 맨눈으로 안 됩니다.
대신 업체가 해 주는 일이 어디까지인지는 분명히 알고 부릅니다. 업체는 찾아서 목록으로 만들어 주는 곳이지 시공사가 고치게 만드는 곳이 아닙니다. 보고서를 받아도 점검표에 옮겨 제출하는 것은 결국 입주예정자 몫입니다. 값은 평형과 점검 항목에 따라 다르니 둘 이상 견적을 받아 점검 범위와 보고서 형태를 비교하고 고릅니다.
정말 피해야 할 쪽은 따로 있습니다. 사전방문 기간은 이틀 이상으로 정해져 있고 그날이 지나면 이 절차 자체가 닫힙니다. 일정이 안 되면 가족이든 대행이든 누구라도 들어가 점검표를 채워 내는 편이, 혼자 제대로 보겠다고 미루다 기간을 넘기는 것보다 낫습니다.